“출석 방식 신경전 격화”…조은석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 기싸움 전면전 돌입

내란·외환 사건을 둘러싼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출석 요구 방식과 조사 시간, 출입 방법 등 사안마다 신경전이 이어지며 수사 초기 기선제압을 둘러싼 치열한 물밑 싸움에 국회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내란 특검팀과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특검팀이 전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이 기각한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28일 오전 9시 서울고등검찰청사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즉각 입장문을 통해 “협의 없이 소환 날짜를 언론에 알리는 것은 특검답지 못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소환 요구에 당당히 응할 예정”이라며 출석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그러나 양측은 조사 방식과 절차를 놓고 또 다시 맞붙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구체적인 조사 장소와 담당 검사도 통보받지 못했다”며 “피의사실의 요지를 정확히 명시한 정식 서면 통지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 “출석 시간을 오전 10시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특검팀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출석 시간 변경을 재차 요구하며 “28일 토요일 10시경 특검에 출석해 조사에 임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공개 출석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변호인단은 “공개 망신식 소환은 정치적 행위”라며 비공개 조사를 제안했고, 실제로 지하 주차장 출입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지영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역대 전직 대통령 그 누구도 지하 주차장으로 출입한 전례가 없다”며 윤 전 대통령 측의 요구를 명확히 거부했다. 박 특검보는 “지하 출입을 고집하면, 사실상 출석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만약 윤 전 대통령이 지정된 일정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재청구 등 강경 대응 방침도 내비쳤다. 출석 시각 조정 같은 일부 요청은 받아들이면서도, 공식 절차와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근거한 수사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측 모두 언론 브리핑과 입장문을 통해 맞불을 놓으며 갈등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약 150일간 진행된 특검 수사의 초반 국면에서 상대방을 압박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싸움에 매몰됐다고 보고 있다. 특검 입장에서는 윤 전 대통령 대면 조사가 수사의 분수령이라 판단하는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절차상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거론하며 출석 거부 명분을 축적하고 수사 지연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체포영장 재청구 가능성과 체포·구속이 실현되더라도, 변호인단이 절차적 문제를 근거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국회와 여론은 조은석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조사 방식 신경전이 앞으로 수사의 방향뿐 아니라 전국 정치지형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예정된 소환 조사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역시 출석 여부와 향후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