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밧화 4년 만에 최고치”…태국 금 수출 급증, 환율·수출경쟁력 동반 압박
국제

“밧화 4년 만에 최고치”…태국 금 수출 급증, 환율·수출경쟁력 동반 압박

한지성 기자
입력

현지시각 18일, 태국(Thailand) 밧화가 2021년 6월 이후 4년 만에 달러당 31.66밧까지 치솟으며 올해 들어 8% 강세를 기록했다. 급격한 밧화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 1∼7월 기준 76억 달러, 전년 대비 82% 증가한 금 수출이 꼽히고 있으며, 특히 캄보디아(Cambodia)로의 금 수출이 713억 밧(3조1천억 원)에 달해 의혹도 낳고 있다.

 

금 수출 급증에 힘입은 밧화 강세는 전자 부품, 자동차 등 태국의 주력 수출 산업과 동시에 관광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산업협회(FTI)는 “밧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수출 심리가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회복 흐름을 타던 태국 관광업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 납치 사건 등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7% 감소한 데 이어, 환율 경쟁력까지 약화되는 이중 충격을 맞고 있다.

태국 밧화, 4년 만에 최고치…금 수출 급증이 환율 강세 주도
태국 밧화, 4년 만에 최고치…금 수출 급증이 환율 강세 주도

한편, 캄보디아 등으로의 금 수출 규모가 이례적으로 커지면서 자금세탁 등 불법 활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스위스, 싱가포르 등 주요 금 시장과 비견될 정도의 규모를 기록하며, 태국 중앙은행(BOT)은 금거래협회와 대책을 논의하고 관련 정책 감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BOT와 세관 당국도 해당 수출의 합법성 조사에 착수했으며, 금 수출 거래세 부과 방안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카시콘은행(Kasikorn Bank) 리서치 관계자는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밧화 강세가 심화되면, 해외 여행객들이 태국 대신 다른 목적지를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및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밧화 강세가 글로벌 금 시장 수급변화와 연계돼 역내 통화, 무역, 관광 경쟁까지 여러 분야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국 중앙은행은 “밧화와 금 수출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 영향과 이해관계자 합의를 고려해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 수출 급증과 밧화 강세가 태국의 경제정책 방향, 역내 재정건전성 및 불법 금융 흐름 통제 방식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국제사회도 이번 환율 및 무역환경 변화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태국#금수출#밧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