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성별, 산모 유전자·나이 따라 결정”…하버드 연구팀 새 해석
아이의 성별이 단순히 50대50의 무작위 확률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이 1956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간호사 약 5만8000명의 임신 사례 14만6000건을 분석한 결과, 산모의 나이나 특정 유전자, 그리고 기존 자녀의 성별이 아이의 성별 결정에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존에는 정자의 X·Y 염색체 결합으로 인해 남녀 성별이 균등하게 태어나는 것이 통념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일정한 유전적 특성과 생물학적 요인이 일부 가정에서는 같은 성별의 자녀가 연이어 출생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세 명 이상의 아이를 두고 있는 산모 그룹에서 모두 아들을, 혹은 모두 딸을 낳을 확률이 단순 확률 계산보다 높았다. 또 산모가 28세 이후 출산을 시작할 경우 특정 성별의 자녀가 계속 태어날 확률이 미세하게 상승하는 경향도 발견됐다. 이는 여성의 연령 증가에 따라 질 내 환경이 산성화돼, X염색체 정자(딸)의 수태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생물학적 변화가 개입할 수 있다는 해설이다.
연구팀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 가족 내에서 남자아이만, 혹은 여자아이만 낳는 경향에 영향을 미치는 2종의 유전자도 찾아냈다. 이에 따라 자녀 성별 결정이 단순한 확률이 아닌, 유전 및 환경 변수의 복합적 작용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산모의 생활 습관, 영양, 화학물질 노출 등 후성유전학적 요소가 성별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추가 연구도 예고됐다.
해외에서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가 확산되는 가운데, 본 연구는 생식의학 및 가족계획, 혹은 유전자 상담 실무에서 성별 예측과 맞춤형 지원 분야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성별 결정에 관한 이번 데이터 기반 분석이 가족계획, 출산역학뿐 아니라 유전체 분석 기술과의 연계 확장성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임상 및 상담 현장에 적용될지, 그리고 후속 유전학 연구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