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 당심 잡기 경쟁 불붙었다”…박찬대·정청래, 시각차 드러내며 당내 파장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두고 당권주자들의 시각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권리당원 표심을 둘러싼 경쟁이 거세지며, 당내 파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24일 박찬대 후보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선우 전 후보자의 사퇴 요구가 대통령실과 조율된 사안인지 묻는 질문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것도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일치됐다”고 답했다. 그는 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인사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앞장서 사퇴 요구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퇴 요구 17분 후 사퇴 발표가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고도 설명했다.

박찬대 후보는 민주당 의원 중 처음으로 강 전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인물이다. 이후 17분 만에 사퇴가 이어지면서 친명계 핵심인 박 후보가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한 것 아니냐는 당내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박 후보는 국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전 합의나 조율 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달리 정청래 후보는 강선우 전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며 당내 결집을 호소했다. 이날 그는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며 강 전 후보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 전 후보자 보좌진의 ‘갑질’ 의혹 당시에도 “힘내시라”며 직접 응원한 바 있으며, 이날도 “아무리 어려워도 오직 당원, 당심만 믿고 간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정당 없다”는 발언으로 권리당원 중심의 당 운영을 부각했다. 또한 정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해 내란특별재판부 도입 공약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찬대 후보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데 반해 정청래 후보는 당원 결집과 동지애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강선우 전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한 두 당권주자의 입장 차를 두고 당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분출됐다. “박 후보가 민주당과 대통령을 위해 욕받이를 자처했다”, “대통령실에서 하기 어려운 궂은일을 대신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우리 편을 왜 지키지 못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 전 후보자가 현역 의원 최초로 인사 청문 과정에서 탈락한 것을 계기로, 민주당이 정권 초반 국정 동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한편, 강 전 후보자에 대한 응원도 이어졌다. 박지원 의원은 “강 의원, 힘내시라. 우리가 있다”고 격려했다. 최민희 의원은 “예비 정치인은 시련 속에서 끝까지 버티며 비로소 정치인의 길로 나아간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강 전 후보자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사퇴문에도 “힘내라”, “조용히 물러나지 말자”, “조국 전 장관처럼 침묵이 더 어렵게 만들었다” 등의 지지 댓글이 1천 개 가까이 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강선우 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박찬대·정청래 후보뿐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와 해석이 분출되고 있는 만큼, 표심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