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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제명이 민주화 출발점"…장동혁, 추경호 체포동의안 표결에 정권몰락 경고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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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과 야당의 충돌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고리로 다시 거세지고 있다. 여권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정권 붕괴의 기폭제로 규정하며 야당 압박 수위를 높였고, 야권을 향한 국정조사 요구까지 맞물리며 정국 긴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장 대표는 197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언급하며 현 상황을 과거 유신 정국 말기의 정국 격변과 직접 비교했다.

장 대표는 "김영삼 국회의원 제명은 1987년 민주화로 이어지는 거대한 역사의 출발점이었다"며 "그 나비효과는 대한민국 역사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당시 여당이 의석 수 우위를 앞세워 제명을 강행한 것이 이후 민주화 항쟁과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그는 이어 "거대 여당은 이번에도 힘으로 체포동의안 가결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46년 전과 똑같은 나비효과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동원할 경우, 향후 정권의 명운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여권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곁들였다. 그는 "역사는 늘 민주주의와 정의를 짓밟은 권력을 심판해왔다"며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할 수 없다고 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씀을 깊이 되새겨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야권을 견제하는 동시에, 체포동의안 표결을 정권 심판의 분기점으로 부각한 셈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과 관련한 국정조사 추진 문제를 두고도 더불어민주당을 정면 겨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정조사를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다고 발언했는데, 정작 어제 국민의힘에서 이를 협의하겠다고 하니 아무런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야당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진상 규명이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으로 국정조사를 할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성실하게 즉각 협상에 나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발언 수위는 높였지만, 협상 의지를 강조해 공을 민주당에 넘기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 발언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국회 정국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국정조사 논의를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한층 더 거칠어지는 양상이다. 향후 국회는 체포동의안 처리 시기와 방식, 그리고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 다시 한 번 치열한 힘겨루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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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송언석#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