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R&D 대전환”…종근당·SK바이오사이언스, 대규모 투자→글로벌 경쟁 격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성장의 분수령에 들어섰다. 종근당과 SK바이오사이언스, 그리고 HK이노엔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R&D 단지 구축에 일제히 나서며, 신약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 간 첨단 인프라 투자 경쟁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달 종근당은 시흥시와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복합 연구개발단지 조성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경기 경제자유구역 배곧지구 내 7만여㎡ 부지에 연구시설, 지원센터, 실증 인프라 등을 집약하는 초대형 R&D 단지로, 종근당이 보유한 경기도 용인 효종연구소의 합성의약 R&D 역량을 바이오의약부문까지 확장하는 전략적 행보다. 종근당은 신규 모달리티 확보를 통한 혁신 신약 창출을 R&D 비전의 정점에 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인천 송도에 3257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R&PD 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연구와 상업 생산을 통합하는 구조의 신사옥은 연말 완공을 거쳐 내년 초 판교 본사와 연구역량을 송도로 집결시킬 예정이다. 의료혁신의 중심축이 될 해당 센터는 백신을 포함한 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바이럴벡터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장을 염두에 두고 cGMP(미국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수준의 파일럿 플랜트도 품는다.
이와 더불어 HK이노엔은 올 2월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 내 450여 연구인이 집결한 ‘HK이노엔 스퀘어’를 오픈했다. 연면적 4만여㎡ 규모로 융복합 연구시설과 협업공간을 갖춰, 분산됐던 R&D 인력과 인프라가 효율적으로 한데 수렴될 기반을 마련했다.
바이오의약산업은 고위험·고수익 구조 특성상 R&D 거점 확보가 곧 기술력과 시장지배력 경쟁의 심장부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수준의 R&D 체제 구축은 단순한 생산기지 확보를 넘어, 혁신을 주도할 네트워크 중심의 생태계 전략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미래 성장동력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약 개발을 견인하는 각축전은 국내 산업뿐 아니라 국제무대 판도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