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결승 승리”…인천계양구청, 박성수 감독에 헌정 우승→비장한 단체전 감동
숨죽인 결승전,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사로에 오른 인천계양구청 선수들의 표정엔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박성수 감독을 잃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은 뜨거운 눈빛으로 각자의 화살을 쏘아올렸다. 접전 끝에 터진 결승점, 작은 환호와 함께 손을 모으고 묵념하는 모습은 금메달 이상의 울림이었다.
30일 충북 청주 김수녕양궁장에서 열린 올림픽제패기념 제42회 회장기 대학실업대회 남자 단체전 결승. 인천계양구청은 국군체육부대를 상대로 5-4 진땀승을 거두며 시즌 첫 메이저 단체전 타이틀을 차지했다. 16강부터 광주광역시남구청, 8강 예천군청, 4강 서울시청까지 연이어 꺾었으나, 결승에서는 박빙의 승부 끝에 마지막 세트를 잡아내며 정상에 올랐다.

김종호, 한종혁, 한우탁 등 인천계양구청 선수들은 박성수 감독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하루하루를 혼신의 플레이로 채웠다. 박 감독은 대회 3일째인 27일 지병으로 숨을 거뒀고, 양궁계를 넘어 전 출전팀이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현장의 팬들은 조용하고 묵직한 박수로 위로와 응원을 전했고, 지도자들도 검은 양복을 갖춰 입으며 뜻을 함께했다.
박성수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스포츠 영웅이다. 2000년부터 인천계양구청 지도자로 자리하며 팀을 전국 강호로 키웠고, 국가대표팀 지도‧코치로서 2012년 런던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양궁 금메달 신화의 산증인이었다.
이날 여자 단체전에서는 대구서구청이 대전시체육회를 6-0으로 제압했으며, 남자 개인전 황석민(울산남구청), 여자 개인전 최예지(대구서구청)가 각각 정상에 올랐다. 세부 경기마다 뜨겁고도 묵직한 헌신이 더해진 이번 회장기 대회는 박성수 감독을 위한 추모의 장이 됐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인천계양구청 선수들은 박 감독을 향해 손을 모아 고개를 숙였고, 지도자와 관중 모두가 경건한 침묵 속에 마지막 화살의 여운을 음미했다. 박성수 감독의 신념과 열정은 검은 리본 사이로 깊게 전해졌다.
남은 시즌, 인천계양구청 양궁팀은 박 감독의 뜻을 담아 더욱 강인한 한 해를 준비한다. 대회 직후 양궁계는 조용한 추모와 다가올 일정을 차분히 맞이했다. 충북 청주에서 진하게 번진 헌정의 감동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