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서 4억 달러 유출”…미국 연준 파월 발언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 불안 확산
현지시각 23일, 미국(USA) 금융시장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현물 ETF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번 자금 이탈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지속하는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식으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매체 코인게이프(Coingape)에 따르면, 23일 기준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올해 9월 중 최대치인 3억6천31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피델리티(Fidelity)의 FBTC에서는 2억7천670만 달러가 유출돼 투자심리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크인베스트, 그레이스케일, 반에크 등 주요 운용사 ETF도 줄줄이 출혈이 이어지며, 전체 현물 ETF 운용자산 규모는 다시 1천5십억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현물 이더리움 ETF 역시 7천600만 달러의 순유출이 집계돼, 최근 두 차례 순유입 흐름을 뒤집었다.

이번 매도세의 핵심 배경에는 미국 연준의 속도 조절 신호가 자리한다. 파월 의장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점진적 접근을 강조했다. 연준은 2025년 말까지 50bp, 2026년에는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내다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정책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에선 달러 인덱스가 97.40에 도달하며 강세를 보이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4.15%로 비교적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경계 신호를 내놨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연히 해소되지 않는 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언급, 시장 심리를 한층 냉각시켰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이 연준의 금리 동결 방침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점 역시 기관투자가들의 대체 투자처가 비트코인에서 금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움직임에 대해 미국(USA) 경제 전문지와 외신들은 “가상자산 ETF 시장이 금리 경로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진 시기”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현물 ETF 시장에서 하루 4억 달러 가까운 자금 이탈은 기관의 리스크 회피가 본격화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매수세가 이미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이나 금리 전망이 완화적으로 변화할 경우 시장 반등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11만1천591~11만3천507달러 범위에서, 이더리움은 4천200달러 선 지지 여부를 시험하며 단기 저점 확인을 시도 중이다. 앞으로의 금리 흐름과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매도 압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USA) 연준의 정책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사회는 파월 의장의 발언 및 연준의 실질적 정책 신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