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형 장정결제 주목”…제약업계, 복용 편의성으로 시장 판도 변화
장 정결제 기술이 대장내시경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대장 내부의 용종, 염증, 대장암 같은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깨끗한 장’이 필수다. 최근 장 정결제의 복용 방식과 제형 혁신이 임상 신뢰도뿐만 아니라 환자 경험, 제약 시장 경쟁 구도에도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대장내시경 생태계의 판을 바꾼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JW중외제약과 비보존제약 등은 가루약 위주였던 장 정결제 시장에서 ‘알약형’ 신제품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장 정결제는 폴리에틸렌글리콜, 황산마그네슘 등 삼투압성 성분이 장 내 수분을 끌어들여 변을 묽게 만들어 배출을 돕는다. 예전에는 분말형 약을 물에 타서 일정량 복용하는 방법이 대세였지만, 특유의 짠맛과 구역감, 추가 수분 섭취의 번거로움이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최근 등장한 알약형 제품은 복용법이 간편하고 맛이나 향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환자는 정해진 수의 알약만 일정 간격으로 물과 함께 먹으면 된다. 정제 크기와 개수를 줄인 개선형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 JW중외제약이 출시한 ‘제이클 정’은 국내 정제형 장 정결제 가운데 복용량이 20정으로 가장 적다. 비보존제약의 ‘비보락사정’ 역시 1회 용량을 14정에서 10정으로 줄이며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했다. 두 제품 모두 정제 크기·중량을 최소화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제형 혁신을 통한 환자 중심 경쟁이 본격화됐다. 병원, 환자 모두 복용 편의성을 요구하면서 약효, 안전성뿐 아니라 실제 제형과 복용 경험이 상품성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번 변화는 대장암처럼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 관리에 임상 신뢰도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장 정결에 실패하면 내시경의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며 “복약 편의성을 높인 개량 신약은 환자 집단 전체의 건강검진 실효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외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정밀 의료, 맞춤형 치료 확산과 더불어 장 정결제 혁신이 실질적 건강검진 접근성 개선, 환자 안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의료계는 알약형 신제품의 급여 적용, 이상반응 사례 관리 등 후속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식약처를 비롯한 규제기관의 신속한 임상 데이터 평가와 보험 등재 여부가 향후 시장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제형 경쟁이 실제 대장내시경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복약 만족도, 제도적 지원 등 복합 요인이 조기 진단의 질을 가를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