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BP 초대형 합병설에 시장 출렁”…에너지업계 지형 재편 주목

현지시각 25일, 미국(USA) 주요 매체들은 영국(UK) 에너지 대기업 ‘쉘(Shell)’과 ‘BP’ 간 대규모 인수 합병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쉘’이 경쟁사 ‘BP’ 측에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시장에서는 에너지업계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인수설은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합산 2,920억 달러에 달하는 ‘메이저 딜’로, 유럽 에너지 분야를 넘어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쉘’이 ‘BP’ 이사회에 공식 인수 제안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각 기준)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BP 이사회는 해당 제안의 실익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사간 최종 합의 조건이나 인수 가격 등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 성사 여부 역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외신들은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1998년 ‘엑손(Exxon)’과 ‘모빌(Mobil)’ 합병 이후 에너지업계 최대 재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병설은 두 회사의 최근 행보와 업계 내 업황 변화에서 비롯됐다. 쉘은 본사를 네덜란드(Netherlands)에서 영국 런던(London)으로 이전하며 사명 역시 ‘로열더치셀’(Royal Dutch Shell)에서 ‘쉘’로 바꿨다. BP 역시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2010년 멕시코만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 후 재무 부담과 구조조정 등의 여파를 겪어왔다. 쉘은 전통적 화석연료 수익성 극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BP는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노선을 이어오다 실적 부진이 계속됐다.

이 같은 대형 합병 논의는 시장과 국제 에너지 질서에도 적잖은 파급을 예고한다. 쉘의 시가총액은 25일 기준 약 2,080억 달러, BP는 약 8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엑손모빌(Exxon Mobil)과 셰브런(Chevron)에 버금가는 ‘슈퍼 메이저’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시도가 글로벌 에너지 재편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기업 전략 변화 신호로도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각국과 시장의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쉘 대변인은 “시장 내 추측일 뿐, 현재 추진 중인 협상은 없다”며 강하게 인수설을 부인했다. 그는 “쉘은 성과와 기업 규율, 단순화에 집중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임을도 강조했다. 반면 BP 측은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 역시 이번 보도를 비중 있게 다루며 “유럽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변곡점”으로 평가했다. 투자은행과 증권가도 양사 주가, 유가 변동, 추가 협상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향후 합병 여부가 실제로 가시화될 경우, 에너지 시장 질서와 탄소중립·친환경 전략, 글로벌 투자 자금 흐름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2,920억 달러 메이저 합병이 전 세계 에너지 업계에 복합적 파장을 낳을 수 있다”며 “실질적 협상 진전 및 국제사회 규제 당국 움직임을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