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군사협력은 실체 없다”…알렉산더 보론초프, 한미일 3각 공조와 차이 강조

북중러 3국의 군사 협력설을 두고 러시아 주요 학자가 "실질적 동맹은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한미일 3각 공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삼청포럼’에 참석한 알렉산더 보론초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학과장은 15일 서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최근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북중러 정상들이 밀착된 모습을 보였던 점이 주목받는 가운데, 보론초프 학과장은 "러시아는 절대로 북한에 전략적 군사 배치를 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3국은 각자 안보 위협에 대응하려 한시적으로 연합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미국, 일본, 한국이 모인 3각 군사 공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직접적 군사 공조 현황에 대해서도 그는 "미국 중심의 협력은 실제로 군사훈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반면 중국·러시아·북한 3국은 실질적인 군사 협력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오랜 기간 친밀하지 않았다"며, 북중러의 군사적 연대 가능성은 과장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북러 간 협력 관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전 이후 동맹 수준이 사상 유례없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의 지원 아래 북한 병원 재건, 김일성종합대학 분교 설립 추진 등 보건과 교육 분야 협력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보론초프 학과장은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이 마무리된 뒤에도 북러 협업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미 관계 등 돌발 변수도 언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한러 관계에선 "대한민국이 러시아에 국제제재를 동참한다면 양국 협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북러 관계 그 자체가 문제로 비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경험을 언급하며 북한 내부 변화상에 대해서도 평가가 이어졌다. 보론초프 학과장은 "평양 시민이 다양한 과일을 먹고, 카페가 늘어나는 등 도시 풍경이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내 외국인 이동의 자유는 오히려 제약이 강화됐다는 소회도 곁들였다.

정치권과 외교 당국은 북러, 북중러 관계 변화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대러 제재 참여 등 외교적 노선에 따라 한러 관계에서 추가적 파장이 예상된다는 분석과 함께, 북중러 3각 연대의 실질적 군사화 여부에 따른 대응책을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