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 25년 논의”…제주서 한일 교사 연대와 협력 조명
교육 현장을 둘러싼 새로운 협력 모델을 찾기 위한 한일 교사들의 연대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일본 공익재단법인 유네스코아시아문화센터(ACCU)는 ‘한일교사대화: 2025 일본 교직원 한국 초청 연수’를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제주도에서 연다고 밝혔다.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이 때때로 외교 현안으로 비화되는 가운데, 교육을 통한 미래 세대 연대 방안에 양국 교사 110명이 함께 머리를 맞댄다.
이번 행사는 한국 교육부와 일본 문부과학성이 공식 후원하며, ‘행복한 학교: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공동체’라는 주제로 구성된다. 일본의 초중고와 특수학교 교직원·교육청·문부과학성 및 ACCU 등 참가단 60명과 한국 교사 50여명이 제주 보목초·인화초·삼성여고에서 수업을 직접 참관한다. 양국 참가자들은 교육 현장 체험뿐 아니라, 일본 문화를 반영한 수업 운영, 국제바칼로레아(IB) 학교인 표선고의 모의 유엔 수업 참관, 교사 간담회로 교류 경험을 확장한다.

행사 기간 중 참석자들은 꿈키올래 진로직업체험센터, 서귀포학생문화원, 제주다문화교육센터, 제주융합과학연구원 등 제주도교육청 산하 주요 기관도 방문한다. 성산일출봉 등 제주 대표 명소 탐방과 더불어,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는 지난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을 중심으로 평화·인권 교육도 이뤄질 예정이다. 4·3의 아픔과 교훈을 이해하기 위해 일본어 해설 ‘4·3이 머우꽈’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강독이 병행된다.
주목할 만한 일정은 18~19일 진행되는 ‘한일교사대화 25주년 기념 교사 포럼’이다. 이 자리에서 한일교사대화의 25년 성과와 과제, 양국 교육공동체 구축 방안을 놓고 양측 교사들이 자유 토론을 펼친다. 같은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일본 측이 주관한 한국 교직원 초청 연수는 지난 1월 오사카, 교토, 나라, 효고 등지에서 이미 진행된 바 있다.
한일교사대화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후 2000년 한일 교육부장관회의, 그리고 2001년 국제교류사업 정식 출범 등 화해와 상생의 역사를 밟아왔다. 약 3천3백 명의 양국 교사가 이 프로그램을 거치며 교육·문화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민간 차원의 교육 협력이 양국 외교 관계에 긍정적 파급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학생·교사의 직접 교류는 동아시아 평화 인식 확산의 기반”이라며 향후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ACCU, 양국 교육부는 이번 제주 교류 행사를 계기로 장기적 교육 협력 모델 확립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도 한일 양국 교사는 대면·비대면 연수 확대, 평화·역사교육 공동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