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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직무유기 피의자 소환”…오동운, 해병특검에 불려가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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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유기 혐의를 둘러싼 파장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간 가열되고 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조사 중인 특검이 오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대검찰청에 대한 위증 고발 통보가 1년 가까이 지연된 경위와 책임 소재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1일 오전 9시 30분, 오동운 공수처장이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직무유기 혐의로 소환된 오 처장은 지난해 8월 소속 검사 송창진 위증 고발 건을 대검에 통보하지 않고 사실상 1년 가까이 묵혀온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오 처장의 소환이 “공수처 내 검사 범죄 혐의 미통보 경위, 상부 지시 여부”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은 처장이 소속 검사 범죄 혐의를 인지하면 반드시 대검찰청에 자료와 함께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특검은 오 처장이 송 전 부장검사를 감싸기 위해 통보를 고의적으로 미뤘는지 의심하고 있다. 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친윤 검사’로 분류되는 인물로,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관련 질문을 받고 “이종호 연루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고발됐다. 당시 송 전 검사는 공수처 차장대행을 맡고 있었다.

 

특검 수사에 따르면, 박석일 전 공수처 부장검사는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장 접수 직후 무죄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오 처장에게 올렸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도 직무유기 혐의 적용 대상으로 지난달 말 특검에 소환됐다. 특검팀은 오 처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와 “통보 지연의 경위”를 집중 추궁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공수처와 특검 간 대응 역시 첨예해지고 있다. 공수처는 특검이 오 처장 소환 일정을 언론에 흘린 데 대해 “출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반면 특검팀은 “기존에 준수해온 원칙에 따라 일정 공개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 변호 경력이 있으며, 현재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방해 의혹으로도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검사 동기와 연관성, 여야의 첨예한 시각차 등 다양한 변수를 내포하며 수사 및 정치권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검찰 수사 절차, 공수처 내부 책임, 여야 공방이 맞물리면서 정치적 파급력이 커지는 가운데, 특검과 공수처장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특검팀은 추가 소환 및 책임 규명 등 후속조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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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이명현특검#송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