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기준 낮추고 바로퀵 60곳 확대…SSG닷컴, 탈쿠팡 수요 공략 속도전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배송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SSG닷컴이 새벽배송 기준 완화와 퀵커머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쿠팡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업계 인식 속에서 차별화된 배송망과 이마트 기반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 흡수에 나선 행보다. 업계에서는 배송 편의성 경쟁이 강화되면서 장바구니를 옮기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본다.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퀵커머스 서비스 바로퀵의 물류 거점을 전국 60곳으로 확대하고 12월 18일부터 24일까지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바로퀵은 이마트 매장 반경 3킬로미터 이내 지역에 식품과 생활용품을 1시간 내외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행사 기간 3만 원 이상 결제 고객에게는 ID당 2매씩 무료배송 쿠폰이 제공된다. SSG닷컴은 지난 9월 이마트 19개점에서 바로퀵을 시작한 이후 서울 16곳, 경기 19곳을 포함해 전국 60곳으로 서비스 점포를 넓혔으며 내년에는 운영 거점을 9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배송 서비스 전반의 재정비도 고객 유입 효과를 내고 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무료 기준을 기존 4만 원에서 2만 원으로 낮춘 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새벽배송 주문 건수가 전주 대비 45퍼센트 증가했고, 매출은 15퍼센트 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주문 건수는 128퍼센트, 매출은 86퍼센트 늘어 체감 할인 효과가 실제 거래 확대로 이어진 모습이다. 온라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저 주문금액에 민감한 경향이 강한 만큼, 향후에도 무료배송 허들을 낮추려는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SG닷컴의 차별화 요소로 꼽히는 이마트 연계 상품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쓱 주간배송은 이마트 매장에서 직접 출고하는 구조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비중이 높다. SSG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마트 출발 주간배송 매출 상위 20개 품목 가운데 80퍼센트가 신선식품이었고, 이는 오프라인 강점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뒷받침한다. 업계에서는 신선식품 배송 품질이 재구매율과 플랫폼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배송 서비스 고도화와 더불어 유료 멤버십을 통한 고객 락인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유료 멤버십 쓱세븐클럽은 사전 신청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달 9일부터 14일까지 일평균 신규 방문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퍼센트 늘었고, 신규 가입자는 12퍼센트 증가했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41만 명 수준이던 SSG닷컴 일일 이용자 수는 이달 11일 65만 명을 넘어서며 59.24퍼센트 증가했다. 업계는 무료배송, 전용 할인, 콘텐츠 묶음 등을 결합한 멤버십 경쟁이 온라인 유통사의 수익성과 충성 고객 확보에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바구니를 더 자주 비교·이동하고 있어 배송 혜택, 주문 기준, 멤버십 혜택이 플랫폼 선택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 유통 전문가는 쿠팡, SSG닷컴, 이마트 등 주요 플레이어가 물류 인프라와 멤버십을 동시에 강화하는 흐름은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높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재편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 시장 판도는 향후 배송 효율성, 신선식품 품질, 멤버십 혜택의 균형에 따라 재정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공정 당국은 유통 시장 내 과도한 출혈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 제한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대형 플랫폼 간 배송·멤버십 경쟁이 중소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에 미칠 영향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온라인 유통 시장의 경쟁 구도는 물류 투자 여력과 회원 락인 전략, 그리고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추가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