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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1위의 이변”…박영현·안현민, 올스타 베스트12→팬 인기 벽에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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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1위의 이변”…박영현·안현민, 올스타 베스트12→팬 인기 벽에 막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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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깊게 드리운 늦은 여름, 박영현의 얼굴에는 쉽게 가시지 않는 낯선 표정이 스며 있었다. 안현민도 베스트 12 최종 명단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압도적인 현장 실력을 남긴 이들의 이름은 팬들이 직접 쥔 투표의 벽을 결국 넘지 못했다.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베스트 12 최종 명단이 23일 발표됐다. 마무리 투수 박영현, 지명타자 안현민 등 kt wiz 대표 주자들은 선수단 투표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올해 JTBC팀의 실력을 입증했다. 박영현은 특히 113표를 얻어 드림 올스타 마무리 부문 1위에 올랐고, 안현민 역시 221표로 신예 돌풍의 중심에 섰다.

“선수단 투표 1위 이변”…박영현·안현민, kt 올스타 베스트12→팬투표서 고배
“선수단 투표 1위 이변”…박영현·안현민, kt 올스타 베스트12→팬투표서 고배

그러나 숫자는 팬심 앞에서 또 한 번 멈췄다. 박영현이 팬 투표에서는 24만2천여 표로 5명 중 꼴찌에 머물며 최종 베스트 12와는 한 걸음 멀어졌다. 오히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선수단 3위임에도 1백5십만 표 이상 팬들의 선택을 받으며 통산 세 번째로 올스타 베스트에 들었다. 시즌 21세이브로 구원 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영현의 저조한 팬 득표는 현장과 관중의 교차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안현민의 이름도 타석에서는 더 굵직하게 울렸다. 타율 0.331, 홈런 13개, 43타점이라는 외국인 선수급 기록을 찍으며 신인왕 레이스를 이끌었으나, 팬 투표에선 3위에 머물러 10위 내에 들지 못했다. 지명타자 부문에선 박병호(삼성)가 2위, 전준우(롯데)가 최종 1위를 차지하며 경쟁의 열기를 입증했다.

 

팬심과 현장 평가의 괴리는 다른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나눔 올스타의 문보경(LG 트윈스)은 선수단 투표 1위였지만 팬 투표에서 몇 계단 밀린 4위를,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2년 연속 1백만 표를 넘기며 최종 베스트 12 명단에 들었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 중에는 오직 배찬승(삼성)만이 베스트 12에 올랐다.

 

선수단 투표는 각 구단 경기 당일 엔트리에 등록된 감독, 코치, 선수들이 직접 참여하며, 팬 투표와 동일 비중으로 반영된다. KBO관계자는 “의무 사항은 아닌데도 대부분 현장의 목소리가 빠짐없이 담긴다”고 전했다. 아쉽게 팬 인기의 벽을 못 넘은 이들이라도, 감독 추천을 통해 올스타전 출전 기회가 남아 있는 만큼, 잠재된 반전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계절이 마주 내미는 경계에서 각자의 빛을 묻은 날들. 숫자와 인기로는 설명되지 않는 스포츠의 근원, 그 슬며시 번지는 감정이 이번 올스타 후보들에게 남다른 쉼표가 됐다. 2025 KBO 올스타전은 7월에 열릴 예정이다. kt wiz는 곧 다가올 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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