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남편 외도 고백에 분노의 침묵”…단 한 번의 상처→시린 가정의 기억
환한 미소로 요리와 삶을 이야기하던 이혜정은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진한 상처의 기억을 꺼냈다. 담담하게 시작한 고백은 남편의 외도 현장을 직접 목격한 순간, 한순간에 얼어붙은 마음에서 진심 어린 분노와 혼란, 그리고 깊은 자조에 이르기까지 파고들었다. 요리 연구가로서 쉴새없이 달리던 일상 속 의연한 태도도, 그 순간만큼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혜정은 몸이 아파 남편 고민환에게 주사를 맞을 요량으로 집에 일찍 돌아오던 그날을 떠올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남편과 마주친 순간, 그 앞의 낯선 여성의 존재가 그녀에게 본능적인 불길함을 안겼다. 이름을 불렀지만 남편과 여성 모두 달아나듯 자리를 피했고, 이혜정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휘감겼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요동치는 그때, 이미 남편 차량 옆에 여성의 흔적을 몇 번이나 봤던 기억이 환기됐다.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며 ‘다른 이유일 것’이라 애써 넘기려 했던 마음과 달리, 현장의 충격 앞에 평정심은 멀어졌다.

쫓고 붙잡은 남편에게 이혜정은 분노를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동네와 자신의 위치 때문에 끝내 폭발하지는 못했고, 그저 침묵으로 돌아섰다. 자정이 돼서야 집에 돌아온 남편은 “지금은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로 이혜정의 마음에 두 번의 비수를 꽂았다. 그 잔인한 고백 이후, 이혜정은 내연녀의 집까지 찾아가 직접 마주했다. 상대 역시 가정이 있는 평범한 아내였으며, 피곤한 변명과 무의미한 해명에 이혜정은 냉철하게 “가정 잘 지키라”고 덧붙였다.
가정으로 돌아온 이혜정에게 남편은 오히려 매섭고 차가운 시선으로 핀잔을 줬고, 이혜정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의 혼돈을 견뎌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혜정은 시간이 흘러 “일생에 딱 한 번뿐인 남편 외도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사연 덕분에 여러모로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며 씁쓸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너스레를 더했다.
이혜정은 1979년 의사 고민환과 결혼해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요리연구가이자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솔직한 삶의 단면을 대중과 나누고 있다. 깊은 삶의 굴곡을 담아낸 ‘속풀이쇼 동치미’는 이날의 진솔한 고백으로 시청자에게 다시 한 번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개성 넘치는 출연진의 사연과 이혜정의 현실감 있는 단문이 더해진 ‘속풀이쇼 동치미’는 매주 시청자의 일상에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