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의 절경, 물 안의 나무”…청송 주왕산과 주산지의 신비로움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요즘 청송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한적한 명산과 영화 속 배경을 직접 걷는 일, 그 자체가 더운 여름 가장 특별한 일상이 된 것이다. 예전엔 먼 여행지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숨은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청송에는 보기 드문 자연의 풍광과 고즈넉한 전통이 곳곳에 스며 있다. 주왕산 국립공원의 기암괴석과 시원한 폭포,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지닌 장엄함이 맞이하는 이곳에는, 등산객이든 가족 여행이든 각기 다른 설렘과 여유를 경험한다. 인근의 주산지는 물 안에 자라난 왕버들이 고요한 저수지를 수놓으며, 누구라도 한 번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한 장면에 빠져든다. 얼음골에서는 한여름임에도 손끝 시린 공기에 잠시 현실을 잊을 만큼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이후 연평균 방문객 수가 대폭 늘었고, 외씨버선길 트레킹과 고택 숙박 체험에 대한 관심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말마다 SNS에는 주왕산의 절벽과 주산지의 수목이 어우러진 인증샷이 넘쳐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여행지 탐방이 아니라, 자연에서 위로받고 자신을 재정비하는 리셋의 감각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청송이 전통과 자연, 문학적 감성까지 한 번에 품을 수 있는 공간임을 꼽았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아무 생각 없이 걸었는데 이방인이 된 기분, 잠시 다른 시간에 머문 느낌이었다”, “한옥에서 하룻밤 보내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듯했다” 등, 일상 밖 청정 공간에서 자신만의 흔적을 남겼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만큼 돌아와서도 문득문득 청송의 풍경을 떠올리며 마음 한켠이 맑아진다고 털어놓는다.
주왕산 기슭에서 시작된 하루는 고택의 조용한 저녁과 문학관, 백자전수관에서의 마지막 여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작은 세부까지 소중히 보듬는 청송만의 여름은 단지 트렌드가 아니라 삶의 조밀한 리듬을 바꾸는 새 기호가 되고 있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날의 풍경은 지금도 우리 마음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