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4천억 야구장 첫 삽”…애슬레틱스, 라스베이거스 시대 개막→역사 바꾼 기공식
무더운 오후, 라스베이거스의 햇살 아래 애슬레틱스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구단주 존 피셔와 MLB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 지역 인사들이 평소와는 다른 표정으로 현장을 지켰다. 오랜 시간이 축적된 오클랜드 구장의 기억을 뒤로한 채, 수많은 팬들은 한 시대의 이별과 또 다른 기대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24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의 새 구장 기공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2조4천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신구장은 3만3천석 규모로, 2028년 완공이 목표다. MLB 구장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지만, 그만큼 한 도시와 팀의 밀착된 체험과 새출발의 상징성을 더했다.

1901년 출범 이래 필라델피아, 캔자스시티, 오클랜드를 거쳐온 애슬레틱스는 최근 수년 오클랜드시의 지원 부족과 만성적 재정난 속에서 팬들의 안타까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 이전으로 팀은 야구 도시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애슬레틱스는 신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를 임시 연고지로 삼고, 올 시즌부터 홈경기를 치른다.
존 피셔 구단주는 "이제 우린 라스베이거스 팀이며, 가장 어린 팬의 마음부터 사로잡고 가족 모두가 즐기는 작지만 강한 야구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또한 "라스베이거스는 인구 통계, 관광산업, 타 프로팀의 성공까지 모두 갖춘 야구 시장"이라며 MLB의 미래에 신뢰를 보탰다.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NFL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 NHL 골든나이츠, WNBA 에이시스 등 다양한 메이저 스포츠 구단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도시다. 이로써 도시는 미국 내 네 개 4대 주요 리그 구단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뜨거운 모래바람 위로 야구장의 골조가 들어서는 동안, 팬들은 오클랜드 시절의 추억과 라스베이거스 시대의 시작에 복잡한 감정을 보였다. 그럼에도, 새로운 야구장을 기다리는 기대와 설렘은 점점 확산됐다.
기록의 의미와 변화를 한 몸에 담은 이 구장이 2028년 완공되면, 라스베이거스와 애슬레틱스는 완전히 새로운 페이지를 열게 된다. 또 다른 꿈과 시작, 그리고 새로운 구장의 첫 경기는 미국 야구의 한 시대 전환을 상징하며 야구 팬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