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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지 바이오공장 통째로”…셀트리온, 릴리 생산시설 인수로 공급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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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지 바이오공장 통째로”…셀트리온, 릴리 생산시설 인수로 공급망 강화

조현우 기자
입력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 셀트리온은 6월 23일 일라이 릴리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3억3000만 달러(한화 약 4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 미국법인을 통한 이번 대규모 투자에는 공장 인수 비용과 초기 운영비를 합쳐 총 7000억원이 투입된다. 향후 유휴 부지를 활용한 시설 증설에 최소 7000억원이 추가로 집행돼 전체 투자 규모는 1조4000억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과 판매가 가능한 원스톱 공급망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에는 미국 수출 시 관세와 통관 변동 등 리스크가 컸으나,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면서 중단기 재고 확보, CMO(위탁생산) 확대에 더해 대외 변수에 근본적으로 대응할 길이 열렸다. 일라이 릴리와의 CMO 계약도 동시에 체결돼, 공장 생산라인은 릴리 원료의약품 공급으로 가동을 이어가며 매출과 투자금 조기 회수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공장은 실가동 경험이 풍부한 현지 인력을 포함해 4만5000평 부지 내 기존 생산·기술·물류·운영동 등 대형 캠퍼스 형태로 운영 중이다. 신규 공장 건설에 소요되는 5년 이상의 기간과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자사 제품 생산 시점을 앞당길 수 있고, 유휴 부지 확장을 통해 인천 송도 2공장 대비 1.5배 수준의 생산능력(캐파)도 빠르게 확보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투자를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자 현지 규제·관세 장벽 극복의 계기로 삼고 있다. 미국·유럽을 포함해 글로벌 빅파마의 생산기지 현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해외 직접 투자와 인력 승계까지 동반한 대규모 공장 인수 사례는 국내 바이오 기업으로서도 이례적이다.  

산업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 의약품 시장의 자국 생산 의무, 수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한국 기업의 현지화 전환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셀트리온의 이번 행보는 바이오의약품 산업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장 인수 절차는 2024년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생산·판매 일원화, 공장 고도화, 현지화 전략 추진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산업계는 셀트리온의 현지 공장 인수가 실제 시장에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공급망 혁신, 글로벌 규제 대응의 조화가 바이오산업 성장의 관건이 되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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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릴리#미국바이오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