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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으로 MAP 80㎜Hg 규명”…고려대, 심정지 후 뇌 회복 가이드 제시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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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동맥압(MAP) 80㎜Hg의 유지가 심정지 후 환자 뇌 기능 회복의 핵심 요인임을 입증하는 국내 연구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수진 교수팀은 성인 비외상 심정지로 이송된 24시간 생존 환자 291명의 임상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첫 6시간 동안 MAP 80㎜Hg 전후의 유지가 가장 긍정적 예후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기존 국제 지침에서 제안된 MAP 60~65㎜Hg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치료 근거로, 향후 중환자 치료 표준을 재편할 잠재력이 주목된다.

 

연구팀은 초기 심전도 리듬, 심폐소생술(CPR) 지속 시간, 소생 직후부터 24시간 기록된 혈압 등 다양한 임상 변수를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심정지 발생 후 의료기관 도착 직전부터 6시간 내 MAP이 약 80㎜Hg일 때 생존 및 뇌 기능 회복률이 가장 높았다. 기준 미만이나 초과 모두 불리한 예후로 이어졌다. 김수진 교수는 “해외 학계에서도 MAP 목표치에 대한 실질적 근거가 부족했으나, 머신러닝 기반 대규모 분석을 통해 국제적 가이드라인 제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심정지 소생 직후 첫 6시간 내 혈압의 정밀 관리가 전체 예후를 좌우함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동시에, 초기 심전도가 제세동 가능 리듬(shockable rhythm)이거나 CPR 지속 시간이 짧았던 환자에서 뇌 기능 회복률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심정지 현장을 목격한 즉시 일반인 심폐소생술 실시, 조기 제세동기(AED) 사용, 심장성 원인에 대한 신속한 재관류 등 복합적 개입이 예후 개선의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선진국에서도 심정지 후 집중치료의 목표 혈압에 관해 통일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성과가 국제 표준 마련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심정지 후 중환자관리 표준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머신러닝 기반 임상 빅데이터에 입각한 MAP 최적치 연구는 드물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tensive Care’에 게재됐다. 학계는 “심정지 소생 환자에서 뇌기능 회복을 극대화하려면 현장 응급처치와 함께, 이송 후 첫 6시간 내 혈압 정밀 조정이 각 기관 치료 프로토콜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심정지 환자 예후 표준 가이드라인 수립과, 일반인 심폐소생술 교육 강화가 병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의료 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응급의료 시스템의 유기적 연계가 심정지 후 환자 생존률을 높일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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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안암병원#심정지환자#머신러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