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협력 본격화”…인도·싱가포르, 신산업 연대 강화에 경제 기대감
현지시각 4일, 인도(New Delhi)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인도(India)와 싱가포르(Singapore) 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전략산업 분야 협력 확대를 공식 발표했다. 양국이 내세운 첨단기술 연대는 미국(USA)의 대중국·대인도 고관세 정책에 따른 충격 완화 및 산업 성장 동력 마련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합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공동성명을 통해 공식화했다. 양국은 AI, 반도체, 해운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 조약에 서명했으며, 연구개발 및 공급망 구축, 물류 강화를 비롯한 실질적 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싱가포르는 인도 정부 신동방정책의 핵심”이라며, “기술혁신이 양국 우호관계의 중추”임을 거듭 강조했다. 웡 총리도 “반도체 산업 협력이 기술훈련을 넘어 전방위로 확장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양국의 협력 배경에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고관세 파장,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 요인이 자리한다. 싱가포르는 전세계 반도체 칩 및 장비 생산에서 각각 10%, 20%를 점유 중이며, 인도도 올해 안에 상업용 반도체 칩 생산 개시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BBC와 블룸버그는 “싱가포르가 모디 총리의 기술 허브 정책에서 중추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및 관련 글로벌 경제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유럽 주요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고관세 정책 이후, 인도가 중국·러시아와 더욱 긴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인도와의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 상태다. 웡 총리의 이번 뉴델리 방문과 더불어, 인도-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미 고관세의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내수 경기 부양과 수출처 다변화, 첨단산업 기술협력 확대 등의 복합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지 언론은 “AI와 반도체 등 신기술 중심 협력이 경제 안정 및 성장세 유지에 결정적 역할”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양국의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연간 무역 규모는 342억6천만달러(한화 약 47조6천억원)에 달했으며, 이번 정상회담 후 협력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디커플링, 글로벌 공급망 재편 환경에서 인도-싱가포르 연대가 동남아 및 남아시아 신흥 산업지형 변화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 여부와, 첨단산업 중심 경제협력이 어떤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