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합의 전 진통 지속”…여한구 통상본부장, 미 무역대표와 대미 투자 협상 집중
한미 무역협정 세부 내용을 둘러싼 견해차가 뚜렷한 가운데,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만났다.
양측은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등 핵심 쟁점에서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협정 체결 의사를 재확인했으나, 양국 간 이견 탓에 최종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의 이번 회동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간 고위급 협상에 이은 추가 접촉으로, 한미가 긴밀한 협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대미 투자 3천500억 달러를 대부분 자국 선택에 따라 집행하고, 이익도 투자금 회수 뒤 90%까지 미국이 가져가는 이른바 일본식 협상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국익을 해치는 불공정한 합의에 밀려줄 수 없다"며, 국가 경제 안전망을 중시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최근 미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고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 자동차 업계는 기존 고율 관세로 인해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협상 난항이 이어지는 만큼, 여 본부장은 이번 미국 방문 중 추가 인사들과 연쇄 접촉하며 한국의 입장에 대한 지지 확보와 국내외 여론 조성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교가에선 "양국 이견이 한두 차례 협의로 해소될 단계가 아니다"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무역협정의 향배가 한국 산업계와 경제안보, 한미 관계 전반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최대한 국익을 지키면서 협상에 임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필요시 추가 교섭과 설명전도 지속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