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 중국 공략 본격화”…아리바이오-푸싱제약 ‘10억 달러 파트너십’
퇴행성 뇌질환 치료 신약이 중국 제약 시장의 지형을 흔들고 있다.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경구 치료제 ‘AR1001’이 중국 내 상용화 파트너로 푸싱제약을 확정, 시장 진출 속도가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대형 라이선스 계약을 “중국 신경질환 치료제 시장 재편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독점판매권자인 뉴코 유나이티드 파마슈티컬(뉴코파마), 중국 푸싱제약과 함께 AR1001의 중국 본토·홍콩·마카오 상업화 및 제조를 위한 3자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총액은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이며, 두 자리 수의 로열티가 별도 책정된다. 뉴코파마는 이미 1조200억원 상당으로 AR1001 중국 권리를 확보한 바 있으며, AR1001의 글로벌 3상 임상을 중국 25개 센터에서 진행 중이다. 현재 126명의 중국 환자 등록을 완료해 허가 및 시장 진입 기반도 구축했다.

AR1001의 기술적 경쟁력은 기존 항체주사제와 달리 경구 복용이 가능한 점에 있다. 이 후보물질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주요 병리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및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목표로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사제 대비 투약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가 강점”이라며 “경구제 형태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중국 당국의 미충족 의료 수요 해소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업화·인증 측면에서도 푸싱제약의 입지는 강력하다. 푸싱제약은 시노팜과 전략적 제휴 및 중국 최대 의약품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 신약의 허가·유통·마케팅까지 통합된 공급 체계를 갖췄다. 2023년 기준 8조3000억원 매출을 기록,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신약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다수 성공시킨 노하우도 보유했다.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AR1001은 일본·미국 등 선진 기업들의 항체 신약과 치매 치료제 시장을 두고 경쟁하지만, 중국이라는 대규모 신흥 시장에서의 신약 상업화 파트너십은 경쟁우위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힌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항체 기반 치료제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상황이지만, 경구제 알츠하이머 신약의 신속 상업화는 중국 내 차별적 입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계약에는 임상3상 및 인허가 절차의 가속화와 함께, 동남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아세안 전역으로의 권리 확대를 위한 후속 라이선스 논의도 포함됐다. 이는 중국 시장을 넘어 인접 신흥국 의약품 시장 선점,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입지 강화라는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부여된다. 관련 규제 측면에서도 파트너십 3사는 중국 내 독점적 권리 범위 및 공급 계약을 투명하게 공개, 경영 신뢰성도 높였다는 평가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푸싱제약과의 협업으로 중국 시장 내 시장진입과 확산에 기대가 크다”며, “임상 3상 주요 데이터 확보 및 향후 합병 등 사업구조 전환에도 긍정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AR1001이 대중화권 시장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판도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파트너십이 실제 처방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