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스모커스 마쿠하리 함성”…월디페, 2만6천 심장 울린 밤→K-EDM 야성 각인
뜨거운 불빛 아래 체인스모커스의 익숙한 멜로디가 흐르자 2만6천 명의 일본 청춘들이 일제히 손을 들고 하나가 됐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재팬’의 역동적인 에너지는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 새로운 역사의 서막으로 남았다.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 관객 각자의 예매 아이디와 얼굴,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점프 속에서 한국형 EDM 축제의 진화는 진정한 주인공이 누구인지 다시 한 번 선명히 그려냈다.
서울에서 출발한 월디페는 올해 일본 마쿠하리 메세 현장에 5만2천 명을 불러모으며, 세계 32위 EDM 축제 반열에 올랐다. 비이피씨탄젠트 대표이자 총감독인 김은성은 현장 최전방에서 컨트롤러를 잡고, 한 순간 한 순간 관객 모두를 무대 중심으로 초대했다. 매혹적인 조명, 현장에서 직접 별이 된 팬들의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는 연출은 관객에게 진정한 ‘나만의 순간’을 선사해 깊은 감동을 남겼다.

김은성은 “진짜 주인공은 관객”이라고 강조하며, 시그니처쇼와 클로징쇼의 무대 위에 스태프와 관객 모두를 올리는 색다른 기획을 펼쳤다. 일본 팬들 가운데 20대 비율이 70%를 차지하고, 현지 관객 중심 구성이 이뤄졌으나, 한국 아티스트 준코코와 반달록, 정현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은성은 페스티벌 시장의 세분화를 꾀하며 “6월의 월디페가 일본 전자음악 시장 판도를 새롭게 나누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번 축제에는 체인스모커스, 카슈미르, 니키로메로 등 세계적인 DJ팀은 물론 총 30여 팀이 열정의 무대를 경험하게 했다. 특별히 일본 최대 통신사 NTT 도코모가 합자사로 참여하고, 사무라이파트너스 이리에 고유키 대표 등이 힘을 더하며 현지 협업의 지평도 넓혔다. 직접 DJ IRIE로 무대에 오른 이리에 고유키 대표는 “월디페 재팬이 투모로우랜드조차 넘어설 수 있다”고 선언했다.
예상치 못한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의 정산 지연 사태, 대규모 손실, 코로나19가 불러온 무관객의 상황까지, 김은성은 얼리버드 티켓 전액 환불,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등으로 팬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 과정은 K-페스티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뚝심과 신뢰의 미학을 증명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일본 현지에서 월디페는 단순한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가 아니라, 한국 EDM 특유의 감성과 문화를 면밀히 이식한 새로운 거점으로 평가 받았다. 오히려 현지 기획사에서도 “한국의 향기를 더 진하게 담고 싶다”는 협업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케이컬처의 위상이 강렬하게 확인되기도 했다. 마쿠하리 메세를 가득 채운 일본 청춘의 함성 속에, 한국 아티스트 무대는 강한 반향을 끌어냈다.
2026년이 다시 약속된 월디페 재팬의 피날레, 스크린을 가른 거대한 레이저와 관객 이름이 울려 퍼지던 순간은 그 자체로 축제가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과 꿈 속에 오래 남을 장면이 됐다. 월디페가 일군 수치와 환호는 이미 기록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발걸음으로 박제됐다. 내년 재회에 대한 기약과 함께, 아시아 그리고 세계 EDM 신의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이날 밤이 증명했다.
올해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재팬은 체인스모커스, 카슈미르, 니키로메로 등 세계적 팀은 물론, 총 서른 팀의 무대가 이어졌다. 김은성이 총감독으로 이끈 축제의 여운과 감동은 내년 돌아올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