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 100% 자회사 편입”…SK이노베이션, 자본시장 불확실성에 IPO 중단 결정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엔무브의 남은 지분 30%를 8,592억6,000만 원에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당초 추진하던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는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투자자 보호 논의를 반영해 잠정 중단된다. 업계는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자금 활용도 확대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에코솔루션홀딩스가 보유한 SK엔무브 지분 1,200만 주(지분율 30%) 전량을 다음 달 2일 장외에서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취득가격은 주당 7만1,605원, 총 8,592억6,000만 원이다. 이번 거래로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 지분 100%를 보유하게 돼, 윤활유 사업 통합 경영이 가능해졌다.

회사는 자사주 2.25%인 340만4,104주를 처분해 약 3,767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2026년 12월 31일 만기 교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자회사 IPO 대신 지배력을 강화하며, 투자자 보호 방안과 단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SK엔무브는 200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글로벌 프리미엄 기유 1위 기업으로, 전기차 윤활유와 냉각 플루이드 등 신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IMM크레딧솔루션과 콜옵션 행사를 비롯해 여러 차례 지분 구조 변화를 겪었으며, 올해로 약속했던 IPO 추진도 중단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 투자자 신뢰·주주 보호 정책 기조 변화 등이 이번 결정 배경에 작용했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SK엔무브 상장 시 그룹 내 중복 상장과 지분 희석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한국거래소도 주주 보호 방안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IPO 중단을 통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정부 정책과 자본시장, 그리고 자사 전략 방향을 모두 반영해 SK엔무브의 완전자회사 편입과 IPO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IMM크레딧솔루션이 배당금으로 원금의 절반 이상을 회수한 만큼, 이번 조치로 SK이노베이션의 배당 유출도 줄고 그룹 내 자금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SK엔무브와 통합 경영 시너지 확대, 미래 신사업 기반 구축 및 투자 효율성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자본시장 불확실성 대응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겨냥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향후 투자 전략 변화와 자금 재배분 효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