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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쇼 초집중”…조현우, 도르트문트 무너뜨린 투혼→울산 값진 3전 전패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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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쇼 초집중”…조현우, 도르트문트 무너뜨린 투혼→울산 값진 3전 전패 아쉬움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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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엔 남다른 각오가 깃들었으나 마지막엔 묵직한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내내 골문 안에서 거침없이 몸을 던진 조현우의 투혼이 돋보였지만, 경기가 끝난 뒤 울산 HD 선수단의 표정엔 복잡한 감정만이 가득했다. 모든 시선과 환호는 조현우의 선방쇼로 쏠렸던 만큼, 울산은 값진 성장과 뼈아픈 탈락을 동시에 경험했다.

 

울산 HD는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F조 3차전에서 도르트문트에 0-1로 패했다. 이 대회에서 울산 HD는 세 경기 모두 패배하며 승점 없이 조별리그를 마쳤다. 앞서 마멜로디 선다운스, 플루미넨시전에서도 각각 0-1, 2-4로 고개를 숙였다.

“선방쇼 펼쳤다”…조현우, 도르트문트전 분전→울산 무득점 탈락 / 연합뉴스
“선방쇼 펼쳤다”…조현우, 도르트문트전 분전→울산 무득점 탈락 /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로 32개 팀이 겨루는 무대였다. 각 조별리그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00만 달러가 주어지는 방식이었다. 울산은 세 경기 모두 패배해 상금 없이 출전비 955만 달러만 지급받게 됐다. 그러나 강호들과의 연전 속에서 뚜렷한 성장통을 치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도르트문트는 시작부터 공세를 퍼부었고, 울산은 엄원상과 서명관 등 수비진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강상우, 이재익이 포함된 파이브백 전술로 수비 조직력을 다졌다. 하지만 전반 한때 20개의 슈팅 중 8개가 유효슈팅으로 이어지는 등 연이은 위기에 흔들렸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울산을 수렁에서 여러 번 끌어냈다. 전반 27분 기라시의 슈팅을 기민하게 막아낸 그는, 전반 40분 파스칼 그로스의 결정적 찬스도 몸을 날려 막았다. 끈질긴 집중력으로 도르트문트의 파상공세를 버텨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반 35분 이재익의 패스 미스가 조브 벨링엄에게 연결되면서 스벤손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 한 골이 경기 전체의 흐름을 결정지었다. 후반 울산은 교체를 통해 김판곤 감독이 박민서, 고승범, 이희균, 이청용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강상우의 슈팅조차 도르트문트의 골키퍼 그레고어 코벨을 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조현우는 뒤랑빌, 얀 쿠토 등 강력한 공격수들의 슛을 반복해서 몸으로 막아냈다. 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도 현장에서 울산의 투혼을 눈여겨봤다. 경기가 끝난 뒤 김판곤 감독은 "강팀들과의 연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울산은 이제 다시 K리그와 FA컵 등 국내 무대를 향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짧았던 월드컵 무대의 아쉬움은, 다시 일어설 첫 걸음이 되는 시간으로 깊게 남는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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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울산hd#도르트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