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유동성 풍향계”…아서헤이즈, 달러 공급 축소에 글로벌 금융 불안 전망
현지시각 기준 18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에 대한 경고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비트멕스 전 최고경영자이자 암호화폐 투자자인 아서 헤이즈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이번 하락을 단순한 투자심리 약화가 아니라 “실제 사용 가능한 달러 공급 축소의 직접적 결과”라고 규정했다. 이번 조정은 표면적 주식 강세장 아래 누적되는 유동성 스트레스를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헤이즈는 비트코인을 “글로벌 법정통화 유동성의 자유시장 풍향계”라고 표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순한 수요·공급을 넘어, 향후 화폐 공급과 유동성 전망을 선반영하는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미래의 화폐 공급 기대를 미리 가격에 반영한다”며, 정책 발표보다 실제 달러 흐름 변화에 선제적으로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락은 2025년 11월 18일 비트코인이 9만달러 선이 붕괴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 같은 기간 미국(USA) 증시의 S&P500과 나스닥100 지수는 신고가 인근에서 움직이며 겉으로는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헤이즈는 이를 두고 “주식과 비트코인의 방향성 괴리는 유동성 긴축 국면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대칭 조짐”이라며 “표면상 호조 뒤에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진단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보다 글로벌 달러 부족을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헤이즈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비트코인 강세 역시 달러 유동성이 축소되는 환경과 충돌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상관관계라면 유동성 축소는 위험자산 가격을 압박해야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상승 흐름을 이어 왔다. 그는 이러한 예외적 상황을 “강력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결과”로 분석했다.
특히 헤이즈는 골드만삭스와 제인스트리트 등 미국 월가의 대형 금융사가 블랙록 비트코인 ETF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겉으로는 기관 수요가 비트코인 현물을 매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ETF 매수와 동시에 선물 매도를 병행하는 ‘베이시스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를 이용한 이 전략은 시장에 구조적 수요를 만드는 동시에, 유동성 환경 악화 시 매도 압력이 증폭될 수 있는 잠재 요인으로도 꼽힌다.
이 같은 구조는 비트코인이 정부 정책 발표보다 실물 달러 유동성 변화에 더욱 민감하다는 해석을 강화하고 있다. 헤이즈는 “ETF를 통한 수요 유입이 단기 가격을 지지하더라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이어질 경우 상승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달러 공급이 줄어드는 환경에서 레버리지와 차익거래에 의존한 수요는 오히려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TF 호재만을 근거로 한 낙관론에 제동을 건 셈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주식시장의 괴리를 글로벌 유동성 국면 변화의 초기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헤이즈는 “비트코인의 움직임이 전통 금융자산에 앞서 유동성 압박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며, “달러 공급 축소가 계속된다면 비트코인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그 여파가 주식과 채권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통제하지 않는 영역에서 투자자들의 유동성 기대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자산”이라며, “정책 당국의 발언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실제 달러 조달 환경을 더 정확히 비추는 거울”이라고 주장했다. 전통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하지만, 유동성 측면에서는 선행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다만 미국(USA) 연방준비제도와 주요 중앙은행이 향후 어떤 속도로 통화정책을 조정할지에 따라 비트코인과 글로벌 위험자산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동성 완화로 전환될 경우 비트코인이 다시 위험선호의 대표 자산으로 부각될 수 있지만, 긴축 기조가 길어지면 현재와 같은 조기 조정과 급격한 변동성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더 이상 디지털 자산 시장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달러 유동성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제사회와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어떻게 해석하고 통화·규제 정책에 반영할지에 따라 향후 국제 금융 질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