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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보안법 부결, 유족 뜻 저버렸다”…국민의힘, 민주당에 강력 반발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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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여객기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항공보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정치적 갈등에 불이 붙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이 유족이 바라는 민생법안까지 폐기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의 불참과 여야 간 갈등이 격화되며,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말도 있는데, 아무리 국민의힘이 미워도 유족이 바라는 민생 법안까지 폐기한 것은 유감"이라며 민주당의 법안 부결을 비판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불참에 반발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했고, 이어서 국민의힘 김은혜 원내수석부대표와 배준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항공보안법 개정안이 부결됐다.

법안 표결 직전 국민의힘은 장관의 불출석과 충분한 사전 양해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은혜 원내수석부대표는 "해당 법안의 통과 과정을 지켜봐야 할 국토부 장관이 야당과 국회에 사전 양해 없이 불참했다"며 "전례 없는 국토부 장관의 불참에 대한 의사 표현을 위해 잠시 회의장을 나간 사이 법안이 좌초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역시 "민주당 등 범여권 의석은 190석에 가깝다"면서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화풀이식으로 부결시킨 것은 치졸하고 감정적 행태"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국토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을 승인해준 것을 국민과 국회의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토부 장관 역시 본회의에 반드시 참석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올 당시 일부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막말을 들었다며, 공식 사과나 윤리위원회 제소 등 후속 대응을 예고했다.

 

항공보안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 안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며 여야가 한때 합의했던 대표적 민생법안이다. 그러나 여야 갈등 속에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내 항공 안전 강화와 유족의 아픔을 달래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의 정면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정부·여당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장외 집회 등 투쟁 방식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국회는 항공보안법 개정안 처리 과정으로 본회의가 파행을 겪었으며, 향후 여야 정국 주도권 다툼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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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항공보안법#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