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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고요함에 골목은 들썩인다”…안양, 풍경과 일상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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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고요함에 골목은 들썩인다”…안양, 풍경과 일상의 두 얼굴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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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고요함을 찾아 안양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평범한 위성도시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풍경과 도시적 감각이 어우러진 삶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람이 머무른 듯한 구름 많은 하늘, 간간이 쏟아지는 햇살 아래 안양은 고즈넉한 사찰과 활기찬 골목, 두 가지 표정을 보여준다.

 

경기도 서남부에 자리한 안양시는 왕의 이야기가 머문 만안교와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망해암, 그리고 젊은 외출객들이 오가는 동편마을 카페거리가 어우러진 도시다. 만안구 임곡로 망해암에선 석조 미륵불과 붉은 노을에 물든 서해를 바라보는 순간, 오래된 역사와 마음의 평온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조용히 경내를 걷다 보면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느낌도 든다.  

반면 만안구 석수동 만안교에선 묵직한 돌다리 위로 사람들이 머무른다. 조선 정조대왕의 행차를 상상하며 거닐다 보면, 견고함 속에 깃든 옛 거리의 감성이 다가온다. 7개의 홍예문과 우직한 석재가 이어진 만안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로도 사랑받는다.  

 

그러다 동편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면, 분위기는 단번에 달라진다. 동편마을 카페거리에서는 모던한 감각의 소품, 신선한 커피, 독특한 인테리어가 한데 어우러지며 골목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카페들은 여행지의 설렘처럼 아늑한 경험을 선사한다.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사람들의 걸음을 느릿하게, 때로는 가볍게 만든다.

 

이런 변화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표정과 하루의 선택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한 현지인은 “오전엔 사찰 산책으로 마음을 달래고, 오후엔 카페 거리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나눕니다. 같은 도시에 다양한 시간의 결이 있다는 게 소중하게 느껴져요”라며 안양의 폭넓은 매력을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전통과 현대가 이런 식으로 어우러진 도시는 드물다”, “동편마을 카페거리 사진만 봐도 당장 가고 싶어진다” 등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공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은 순간,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사소한 산책, 한 잔의 커피, 오래된 다리 위에 잠시 서는 그 시간이 바쁜 현대인에게 작은 쉼표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고요함과 활력이 나란히 걷는 안양의 풍경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자신만의 시간을 찾아간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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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망해암#동편마을카페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