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형 친구탭 논란에 원상복귀”…카카오, 카카오톡 대개편 일부 수정
카카오가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 직후 이용자 불편과 내부 반발을 인지하고, 논란이 된 ‘친구’ 탭 인터페이스를 기존 형태로 되돌린다. 피드형 개편안을 총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는 29일 사내 공지를 통해 개편 배경과 이용자 불편 해소 방안을 공개하며, “메신저로서의 본질은 유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이번 결정으로 대형 메신저 서비스 개편의 기민한 시장 대응 필요성과 서비스 방향성 논쟁이 교차하는 분기점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의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식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전환하고 채팅방 폴더, 미리보기 등 신규 기능을 순차 도입했다. 이번 개편 배경에 대해 홍 CPO는 ‘소셜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를 강조했지만, 사용자들은 메신저 본질이 흐려지고 사용 편의성이 저하됐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내부에서는 직원 중심 소통 부재와 합의 없는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기술적으로 이번 피드형 인터페이스 도입은 사용자의 친구 활동과 게시물, 다양한 소식을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타임라인’ 구조가 핵심이었다. 기존 채팅 목록 중심 화면과 달리, 소셜 피드(게시물 스트림)로 첫 화면을 전환해 카카오톡의 커뮤니티 기능 고도화를 노렸다. 하지만 상당수 이용자는 낯선 UI, 피드 과잉 노출, 개인정보 노출 우려까지 표명하며 거센 반발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전화번호부+실명 기반 친구목록’ 방식의 익숙함을 해쳤다는 지적이 두드러졌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이 단순 메신저에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플랫폼 내 광고·커머스 사업 연계도 강화될 것이라 본다. 하지만 메신저 주 이용층인 2030, 4050 세대가 ‘과도한 변화’에 반감을 표하며 실제 서비스 충성도 하락 조짐이 감지됐다. 이 때문에 개편 닷새 만에 ‘친구’ 탭을 기존 가나다순 형태로 원상 복귀하겠다고 공식 결정했다. 피드형 ‘소식’ 기능은 별도 메뉴로 분리해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
경쟁 플랫폼들을 보면, 네이버도 라인 등 메신저에 소셜 피드를 탑재했으나 국내외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해외에서는 위챗 등 일부 사례만이 메신저 내 타임라인 기능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 이용률·트래픽 등 주요 지표는 유지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플랫폼 충성도와 이용자 경험(EUX)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메신저 UI 전환 시 개인정보 노출, 서비스 약관 변경 등 복잡한 절차가 동반된다. 국내외 정보보호 기준 역시 강화 흐름으로, 메신저 사업자들은 대규모 업데이트 때마다 사용자 동의 절차와 내부 검증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재강조와 함께, 직원·시장·정책 당국 삼중 소통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IT업계 한 전문가는 “이번 카카오톡 개편 사례는 거대 플랫폼 서비스가 시장의 사용성 외적 목표(소셜 확장 등)를 추구하면서도, 핵심 이용자 경험에 대한 즉각적 피드백 반영 능력이 중요한 관건임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구조 조정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