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가치 337조원 거론”…머스크 xAI, 22조원 지분 투자 협상에 글로벌 자금 이목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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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8일, 미국(USA)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약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신규 지분 투자 유치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진은 수백조원대 기업가치 평가와 맞물리며 글로벌 AI 자본 경쟁이 한층 격화하는 흐름 속에서 국제 금융시장과 테크 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복수의 관계자들은 xAI가 이번 협상에서 약 2천300억달러(약 337조원)의 기업가치를 제시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지난 3월 공개됐던 약 1천130억달러 수준의 평가액과 비교해 두 배가량 높아진 규모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관리 담당인 재러드 버첼이 18일 밤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신규 자금 조달 조건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xAI’, 22조원 규모 지분 투자 협상…기업가치 337조원 거론
일론 머스크 ‘xAI’, 22조원 규모 지분 투자 협상…기업가치 337조원 거론

관계자들은 버첼이 제시한 2천300억달러 규모가 투자 유치 이전 기준인 사전 기업가치인지, 자금 유입을 반영한 사후 기업가치인지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WSJ는 버첼과 xAI 측에 구체적인 입장을 요구했지만, 양측 모두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소식은 앞서 미국(USA) 경제 매체 CNBC가 xAI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보도한 뒤 머스크가 엑스에서 “거짓(false)”이라고 반박했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당시 머스크는 이용자의 관련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으나, 이후 WSJ는 보다 구체적인 협상 규모와 평가액을 전하며 정황을 보강했다.

 

WSJ는 글로벌 AI 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xAI를 포함한 주요 AI 스타트업들이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소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형 언어모델 훈련과 데이터센터 확충, 초고성능 반도체 확보에 필요한 지출이 향후 몇 년 안에 수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유망 AI 기업들이 사실상 상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 빅테크 기업들 간 투자·제휴 경쟁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xAI는 오픈AI의 ‘챗GPT’와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자체 AI 챗봇 ‘그록(Grok)’의 성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록 고도화를 위해선 방대한 연산 능력과 안정적 데이터센터 운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지분 투자 협상이 인프라 확충과 모델 업그레이드를 뒷받침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WSJ는 xAI가 이미 지난 6월에도 미국(USA)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를 건설하기 위해 지분 투자와 채권 발행을 병행해 총 100억달러를 조달했다고 상기시켰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이 자금 가운데 20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행보는 머스크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xAI의 자본 조달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 변화 신호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xAI에 투자하는 방안을 두고 공개 석상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런 발언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xAI의 언어·추론 능력을 결합할 여지를 시사해 시장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이끄는 다른 기업들이 향후 라운드에 어느 정도까지 재정적으로 관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언론들은 이번 협상 소식에 대해 AI 시장에서의 ‘몸값 경쟁’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USA)과 유럽(Europe) 일각에서는 오픈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 딥마인드 등과 더불어 xAI가 차세대 AI 플랫폼 패권 구도에 본격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AI 인프라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가 계속되면서 기술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특정 기업에 자본과 연산 능력이 집중되는 구조적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이 초기 대규모 투자 경쟁 국면을 지나 규제와 수익성 검증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번 xAI 자금 조달 협상이 시장 재편의 분기점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가 AI 안전성·데이터 보호 규범을 강화하는 추세에서, 머스크의 xAI가 공격적인 확장과 규제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할지가 향후 글로벌 AI 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사회와 자본시장은 xAI의 실제 투자 유치 규모와 참여 투자자 구성이 확정될 경우, 향후 AI 기업 가치 평가 방식과 자금 조달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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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일론머스크#그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