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의당처럼 될 것 저주받아"…조국, 혁신당 독자 노선·차기 총선 2당 구상 재확인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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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진로를 둘러싼 논쟁과 차기 총선 구도가 맞물리며 야권 내부 긴장이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정의당과의 차별성, 국민의힘 견제 전략을 한꺼번에 꺼내 들면서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조국 전 위원장은 19일 유튜브로 중계된 전당대회 2차 혁신검증 대담회에서 조국혁신당의 노선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꼭 민주당의 노선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국 전 위원장은 당의 정체성을 두고 "혁신당은 민주당과 협력하면서도 민주당이 반대하거나 머뭇거리는 정책은 계속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내 진보 정당에서 원외 정당으로 밀려난 정의당 사례를 거론하며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 정면으로 맞섰다. 조국 전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중에 혁신당에 '정의당처럼 될 것'이라고 저주하거나 예언하는 분도 있다"고 전한 뒤 "지난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내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우리는 내지 않았다. 정의당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협조했다는 점을 들어 정의당과 구별하며, 향후에도 협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조국 전 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 구상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2028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주변화하고 혁신당이 제2당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그것을 위한 전초기지로써 전국에 풀뿌리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통한 지역 기반 확충을 총선 도약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국민의힘 견제 전략을 두고는 지역 구도를 직접 언급했다. 조국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차기 총선에서 지역적으로 TK 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만들어 현재보다 줄어든 의석수 50석을 더불어민주당과 나눠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충청권 지역 정당이었던 자유민주연합에 빗대 국민의힘을 대구·경북 지역 정당 수준으로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낸 발언이다.

 

조국혁신당의 이 같은 노선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정책과 전략에서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야권 표심 분산 우려가 여전하고, 정의당 등 제3정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도 남아 있다. 조국 전 위원장이 정의당과의 차별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진보·개혁 진영 내 경쟁과 협력의 경계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조국혁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조직력과 득표력을 증명하느냐에 따라 2028년 총선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는 향후 선거제 개편 논의와 맞물려 새로운 야권 지형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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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조국혁신당#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