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탑재”…삼성, XR 헤드셋 신작으로 시장 재편 예고
삼성전자의 차세대 XR(확장현실)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 오는 10월 출시된다. 구글·퀄컴과 협력해 AI 기반 인터페이스와 안드로이드 스마트 생태계를 결합, XR 시장 주도권에 변곡점이 예고된다. 삼성의 도전은 프리미엄 하드웨어, 사용자 중심의 착용감, 그리고 방대한 앱 플랫폼이 함께 결합된 점에서 주목받는다. 업계는 이 신제품을 ‘메타-애플 중심 XR 주도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삼성은 프로젝트 무한을 통해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2 칩셋, 16GB 램과 1.3인치 3800ppi 마이크로디스플레이(OLEDoS) 등 프리미엄 사양을 구현했다. 일본 소니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공급에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출하량은 약 10만대로 예상된다.

기술적 차별성은 ‘착용감 개선’과 ‘냉각·무게 경량화’에 있다. 팬케이크 렌즈(병렬식 초박형 광학 렌즈) 설계와 외부 배터리 분리형 구조, 능동 냉각 시스템 등이 적용돼 장시간 착용에도 안정성이 강조됐다. 삼성은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해 다양한 머리 형태에 맞춘 무게 균형과 경량화를 최대 과제로 내세웠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기존 두꺼운 렌즈를 썼던 VR 기기의 피로감을 줄이고, 실제 시장 활용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차별점은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 기반 인터페이스다. 음성 명령, 시선 추적, 손동작 등 다양한 입력을 결합한 자연스러운 대화형 조작 환경이 지원돼, 복잡한 XR 환경에서도 간편하고 직관적인 사용 경험이 가능하게 했다. 동시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기존 안드로이드 앱 대부분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게 해, “XR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혔던 콘텐츠 부족 문제도 획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XR 시장은 메타(오큘러스 퀘스트)와 애플(비전 프로)이 양분하고 있다. 1분기 기준 메타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XR 생태계를 주도하며, 애플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세를 넓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35년 연간 XR 기기 판매량이 6150만 대, 2045년에는 2억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대 중반부터 혼합현실(MR) 기기 상용화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구글생태계와 AI 인터페이스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한국 기업이 메타·애플 중심 글로벌 XR 시장에 새로운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삼성은 특히 갤럭시 생태계 연동성과 실제 사용자 시나리오에서의 실효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프로젝트 무한’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안착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이나 생태계 확장력, 소비자 중심 설계가 공존하는 이번 시도가 글로벌 XR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관전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