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외교 정착 신호탄”…이시바 일본 총리, 유엔총회 참석 후 방한 조율
한일 관계 복원을 둘러싼 정치적 셔틀외교의 시험대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른다.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이 9월 하순 유엔 총회 참석 직후 이시바 총리의 한국 방문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양국 고위급 대화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간 한일 정상회담 추진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가운데, 양국은 지방 도시 만남 등 새로운 외교 모델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16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자민당 간부회의에서 "내주 제반 사정이 허락되면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리의 방한 의사와 관련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카모토 데쓰시 국회대책위원장도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시바 총리가 방미 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외무 사령탑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방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신중론을 보였다. 그는 "한일 양국은 긴밀한 의사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셔틀외교가 양호하게 유지되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부연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이미 이시바 총리의 방한 추진 소식을 잇따라 보도한 바 있다. 후지뉴스네트워크는 이 총리가 9월 30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비수도권 지방 도시에서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국이 셔틀외교를 제도권 정상외교로 끌어올릴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경에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도쿄 방문과 셔틀외교 확대 제안이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본을 찾아 "셔틀외교가 한일 외교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되길 바란다"며 "서울이 아닌 대한민국 지방에서 만나길 원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이시바 총리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두 정상 간 포괄적 외교 협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내주 미국 뉴욕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자 명단에도 이시바 총리는 26일자로 포함됐다. 한일 협력 재정비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치권과 외교가는 양국 정상의 지방 도시 만남이 한일간 갈등 해소에 신선한 돌파구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은 양국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향후 회담 결과가 경제·안보 협력 및 시민 교류 전반에 미칠 파장에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한일 셔틀외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