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탄 총격에 숨진 반려견”…군인 부모 협박까지→피해자 보호 대책 물음 남겨
경남 거제의 한 조용한 마을, 새벽 공기 속에서 들려온 총성의 진실은 참담한 아픔으로 이어졌다. 20대 남성 3명이 비비탄 총으로 반려 견들을 겨낭한 사건이 발생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상처가 피해자 가족을 덮쳤다. 비극은 한 현역 군인의 부모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원색적인 욕설과 협박, 집 사진 촬영 등 사실상의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모습에서 한층 더 짙어졌다.
피해 견주 A씨는 유튜브 채널 인터뷰를 통해 사건 이후의 고통을 직접 밝혔다. A씨는 “가해자 부모가 찾아와 모욕적인 말을 쏟고, 집까지 사진을 찍으며 ‘너희 다 위험하다’는 사실상의 협박성 언행을 했다”고 한다. 또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고, 일상생활조차 힘든 수준”이라며 극도의 두려움을 토로했다. 가족들은 불안감에 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 비극의 시작은 6월 8일, 거제시 일운면의 한 식당 마당에서 불거졌다. 20대 남성 3명이 숙소 인근에서 비비탄 총기를 사용해 키우던 반려견 4마리 중 한 마리를 숨지게 하고, 2마리에게는 심각한 안구 손상을 입혔다. 특히 현역 군인 2명이 가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책임 소재와 군부대 이송 등 수사가 분리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비군인인 나머지 1명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를 계속 조사 중이다.
사회적 공분이 커지면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주도한 탄원 서명은 3만 건을 넘겼다. 이 단체는 경찰에 탄원서와 함께 서명부를 제출할 방침이다. 국민적 분노는 처벌의 엄중함을 넘어서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방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 제도적 허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건은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수사의 한계, 피해자 보호제도의 부실, 무엇보다 반복되는 2차 가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공론화하고 있다. 가해자 가족이 직접 피해자를 위협하는 현실에서 수사기관과 사회가 어떠한 보호 조치를 마련할 수 있을지, 제도 개선의 고민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