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가 전산 자원, 국방과 맞먹는 중요”…이재명 대통령, 대전 국정자원 화재 복구 현장 점검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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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정치권의 새로운 충돌 지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현장을 직접 찾았다. 행정정보 시스템 복구율이 30.2%에 머물러 국민 불안감마저 증폭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현장 행보가 단순 복구를 넘어서 정국의 불씨로 번질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추석 연휴 직후 연차를 활용해 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위중함을 고려해 대전 국정자원관리원 본원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이번 사고는 국가 주요 전산망이 사실상 멈추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으며, 정부도 전날 장애 시스템 수를 기존 647곳에서 709곳으로 조정하는 등 혼선이 여전한 상황이다.

복구 작업 현장을 점검한 이 대통령은 우선 화재로 손상된 배터리 냉각 침수조와 5층 전산실을 직접 둘러봤다. 아울러 배터리 적재 방식과 발화 원인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지시했다. 이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복구 및 향후 계획을 보고받은 뒤 “무엇보다 복구에 집중해 예산과 인력을 효율적, 신속하게 투입하라”는 당부를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 전산 자원의 중요도는 국방과 비견할 만하다”며 “이번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확고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산 데이터가 국가 운영의 핵심임을 온 국민이 체감한 계기”라며 현장 공무원과 복구업체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명절 연휴에도 쉬지 못한 채 복구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은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사명감을 갖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안전 조치와 환경 개선 대책을 곧바로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이번 현장 방문이 최근 불거진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 측은 “명절에도 복구에 매진한 공무원 격려 목적”이라면서 “예능 관련 공방을 의식한 일정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장애 시스템 복구가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운데, 대통령이 현안을 직접 챙기며 중대성 부각에 나서자 여야 공방과 국민 관심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추가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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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국가정보자원관리원#대전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