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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희진이, 반지하에서 피운 희망”…쇳빛 일상에 스미는 가족의 사랑→가슴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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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희진이, 반지하에서 피운 희망”…쇳빛 일상에 스미는 가족의 사랑→가슴을 울리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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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골목길 끝, 작은 창으로 스며드는 흐린 빛 아래 희진이는 매일 자신만의 무대를 연다. ‘동행’은 인천 부평구, 오래된 반지하 집을 딛고 배우의 꿈을 키우는 한 소녀의 하루를 세밀하게 비춘다. 아늑하다고 하기 어려운 방, 그곳에서 희진이는 드라마 대사를 따라 부르며 꾸준히 표정과 마음을 연습한다. 다섯 살 무렵 영화에 출연한 이후로 생긴 꿈이, 가족의 무게와 맞닿으며 점점 더 깊어진다.

 

희진이의 곁에는 어김없이 엄마와 할머니가 있다. 엄마는 보이스피싱 사건을 겪은 뒤 우울증의 그늘에 잠겨 있고, 할머니는 시장 한켠에서 가족의 생계를 붙든다. 어린 소녀는 엄마의 달라진 눈빛과 고단한 한숨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렸고, 아기의 마음으로 돌아간 엄마를 향해 묵묵히 작은 어깨를 내어주었다. 회복을 바라는 속 깊은 기도가 어린 희진이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꿈을 연기하는 반지하 소녀…‘동행’ 희진이, 가족의 무게→희망을 지피다
꿈을 연기하는 반지하 소녀…‘동행’ 희진이, 가족의 무게→희망을 지피다

시장으로 흐르는 하루, 할머니의 손끝에는 살아 온 시간만큼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다. 옥수수, 젓갈, 뻥튀기, 떡볶이로 채워진 작은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할머니는 손녀의 사진을 가슴에 품고 힘을 얻는다. 학교가 끝나면 곧장 가게로 달려와 두 팔을 걷는 희진이, 힘든 시간일수록 한층 환한 미소로 가족을 안는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옥수수 사 가세요”라는 희진이의 외침에서, 삶의 짙은 진심과 풋풋한 열정이 묻어난다. 삶은 때로 차갑고 무거웠지만, 희진이의 눈동자는 꿈을 향한 빛을 놓지 않았다. 할머니의 노고와 엄마의 상처를 품으며, 세 식구는 소박하게 하루를 이어간다.

 

좁은 골목길로 오가는 집과 시장, 울퉁불퉁한 현실 속에서도 카메라는 희진이의 성장과 가족의 사랑을 한 폭의 드라마처럼 따라간다. 어두운 방 안의 조용한 연기 연습부터, 시장 골목의 따뜻한 인사까지. 희진이와 그의 가족이 건네는 작은 배려와 묵묵한 연대가 많은 이에게 잔잔한 용기를 불어넣는다.

 

‘동행’은 이 소녀의 하루와 내일을 조용히 응원한다. 가족의 상처와 슬픔, 그리고 그 위를 스미는 희망의 빛이 어떻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지 그려낸다. 희진이의 서사가 전달될 ‘동행’은 2025년 6월 28일 토요일 저녁 6시에 시청자를 기다린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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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희진이#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