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야생버섯의 유혹”…독성 사고 잇따라 경계령
야생버섯에 의한 독성 중독 사고가 반복되면서 식용 여부와 안전성에 대한 산업계·의료계의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주에서 야생버섯을 섭취한 주민 4명이 복통 등 급성 이상증세로 병원에 이송되는 등, 자연에서 채취한 버섯 섭취가 대중건강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야생버섯 1900여종 가운데 식용 가능한 종류는 400여종에 불과하며, 전문가조차 형태와 색만으로 안전 여부를 판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업계는 이번 사고를 ‘독성중독 예방체계 강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독우산광대버섯, 개나리광대버섯과 같은 독버섯이 식용버섯과 모양, 생육환경, 색상이 유사해 오인을 유발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로 독우산광대버섯은 국내 독버섯으로 인한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개나리광대버섯 역시 중독 사례가 꾸준하다. 이들은 주로 여름부터 가을에 소나무, 참나무에서 군생하며, 하얀색 또는 옅은 색을 띠기 때문에 각버섯 등 식용종과 혼동되기 쉽다.

버섯에 함유된 독성물질은 익히거나 건조시켜도 사라지지 않아 심할 경우 간·신장 손상 등 치명적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환자들은 섭취 후 수시간 내 구토·복통에서 시작해 신장기능 장애, 혼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중독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잘못 알려진 독버섯 감별법 역시 사고 위험을 높인다. 흔히 색이 화려하지 않거나, 벌레 먹은 것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독버섯도 해충에 손상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형, 색상, 질감 등으로는 먹을 수 있는지 판별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독버섯에 의한 사고 예방을 위해 검증된 종의 배양, 유전체 분석, 체계적 분류법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야생에서 임의 채취된 버섯의 안전성 데이터가 한정적이다. 식약처는 버섯 유통·판매 경로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버섯 중독 이상신고 시 신속한 대응 체계를 마련 중이다.
독버섯 중독이 의심되면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남은 버섯은 의료진에게 전달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독성분의 신속 판별, 진단기술 고도화, 데이터 공유 등 전주기적 대응체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생 채취 대신 유전체 정보와 안전기준을 통과한 버섯 생산·유통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채취 전 유전체 분석 등으로 독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 상용화가 산업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야생버섯을 임의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라며 “유통망에서 안전성 인증이 완료된 식용 버섯류만 이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산업계는 안전기준 강화와 더불어, 대중적 경각심 제고 노력이 시장 생태계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