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시총 600조 원 급증”…한화·HD현대, AI·방산 호조에 100조 원 클럽 입성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30대 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9개월 만에 600조 원 가까이 늘었다. AI(인공지능), 방위산업, 상법 개정 등 다양한 호재가 겹치며 주력 대기업과 신성장 산업 기업 중심의 투자수요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산업 경기의 호조와 증시 주도주의 변화가 향후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리더스인덱스가 2025년 9월 1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그룹 상장사 219곳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 2일 1,500조2,219억 원에서 9월 10일 2,099조8,306억 원으로 40.0% 상승했다. 그룹별로 영풍을 제외한 29개 그룹의 시총이 일제히 증가했고, 25개 그룹에서 순위 변동이 있었다.

시총 증가율 1위는 한화그룹으로 확인됐다. 한화는 44조8,068억 원에서 118조1,583억 원으로 163.7%나 급증했다. 방위산업 수혜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 각각 시총 증가액 3위와 5위에 오르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미래에셋도 상법 개정에 따른 증시 기대감으로 시총이 5조8,826억 원에서 14조7,285억 원으로 150.4% 증가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효성그룹의 시총 역시 7조2,596억 원에서 17조4,874억 원으로 140.9% 늘며, AI 투자 기대를 받은 효성중공업의 증가율(242.7%)이 눈에 띄었다.
두산그룹은 원자력 사업 확장에 힘입어 시총이 138.8% 뛰었다. 주력인 두산에너빌리티는 11조5,685억 원에서 40조991억 원으로 246.6% 급증했다. LS, HD현대 등도 전력, 인프라·조선 업황 개선 영향으로 각각 67.3%, 66.3% 증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HD현대는 올해 증가액만 52조 원에 달하며 한화와 함께 시총 100조 원 클럽에 새롭게 진입했다.
반면 시총 규모 기준 삼성은 503조7,408억 원에서 674조9,706억 원으로 34.0% 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SK도 59.5% 증가로 2위, 현대차가 LG를 제치고 3위(27.4% 증가)에 올랐다. LG는 3.0% 증가에 머물러 4위로 밀렸다. 두산은 12위에서 8위로 순위가 올랐고, 포스코는 8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쿠팡 역시 한화의 급등에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한국 증권 시장의 전체 시총(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이 연초 대비 36.1% 늘었고, 3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65.0%에서 66.9%로 커졌다. AI와 방산 관련 기업들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주도 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투자 수요가 대기업과 신산업 중심으로 쏠릴 수 있다고 진단한다. 증시와 대기업의 성장 속도가 맞물리면서 투자자·기업 모두 전략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향후 정책 방향과 시장 개선 여부는 신산업 성장세, 글로벌 경기 회복, 주요 그룹의 사업 확대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