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순 신임 총재 추대”…한국기원, 1년 만에 리더십 교체→조직 재편 신호탄
긴 시간 잠잠했던 한국기원 사옥에 이례적인 긴장감이 맴돌았다. 지난 1년여간 공석이었던 수장 자리에 새로운 총재가 낙점되며, 바둑계는 다시 한 번 새 출발의 순간을 맞이했다. 23일 오후 5시, 임시 이사회 현장에 모인 이사들의 표정에는 오랜 리더십 부재에 대한 회한과 동시에 변화의 기대가 교차했다.
한국기원은 이날 정태순 부총재를 신임 총재로 추대했다. 정태순 총재는 지난해 11월 임원진에 합류한 후, 해운 전문업체 장금상선 회장으로서 두터운 경영력과 재정적 신뢰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무엇보다 한국기원의 새 사옥 매입 과정에서 실질적 재정 조력자로 활약해 안정적 기반 마련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임채정 전 총재가 2023년 7월 퇴임한 이후 한국기원은 오랜 기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돼왔다. 이에 따라 임시 이사회에서는 총재직 폐지와 이사장직 신설을 골자로 한 직제 개편 안건도 병행 추진됐다. 앞으로 정태순 총재는 임기 4년의 이사장으로서 공식 임명을 받게 되며, 국내 프로 바둑계를 이끌 중책을 맡는다.
이번 인사와 조직 재편은 단순한 자리 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기원은 안정적인 조직 운용, 투명한 경영 시스템, 재정 기반 강화라는 세 가지 방향성에 방점을 둔다고 전했다. 장기 공백을 메우는 결정으로 재도약을 노리는 만큼, 바둑계 내부와 팬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조용한 사옥에도 변화를 알리는 바람이 스쳤다. 한때 비워졌던 자리마다 채워진 기대와 책임이 엿보이는 가운데, 한국기원은 새 총재의 취임을 시작으로 내실과 미래를 동시에 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