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지연에 얼어붙은 개막전”…KB손해보험·삼성화재, 혼란 속 경기 연기→취소 위기
여수 진남체육관에 모인 팬들의 마음은 복잡했다. 남자 프로배구 2025 여수·NH농협컵 남자부 개막전에서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만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국제배구연맹 FIVB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경기 당일 짙은 혼란이 이어졌다. 예정됐던 조별리그 1차전이 하루 뒤로 미루어지는 가운데, 팬들은 갑작스러운 경기 연기와 티켓 환불 소식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컵대회는 2025-2026시즌 V리그를 앞둔 예열 무대로 여겨졌으나, 경기 개최가 불투명해진 급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FIVB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남자부 컵대회 일정이 겹친다는 이유로 대회 진행 자제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연맹은 13일 예정이던 경기를 14일 오전 11시로 연기했다. 만약 자정까지 FIVB의 최종 승인이 없을 경우, 남자부 컵대회 전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출전 역시 불발됐다. FIVB가 세계선수권 기간 중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을 거부해, 리그 합류를 기대했던 각국의 선수들은 코트에 설 수 없게 됐다. 이날 열린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개막전에서도 팀의 핵심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들은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새로 합류한 전광인의 16득점, 차지환의 18점, 송희채의 14점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대1로 제압했다.
반면, 팬들에게는 이례적인 무료 입장 공지가 전해졌다. 한국배구연맹은 연기된 경기 티켓에 대해 전액 환불을 결정했으며,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21일부터 시작될 여자부 경기는 일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맹 측은 “FIVB와 시각 차이로 인해 혼선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향후 국제배구연맹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재발을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5-2026 V리그 개막일 또한 FIVB 권고에 따라 내년 3월 19일로 조정된 상태다.
계속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배구 팬들은 선수들과 구단, 연맹 모두의 노력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장에 남은 여운은 멀어진 개막전만큼이나 큰 질문을 남겼다. 2025 여수·NH농협컵 남자부 경기는 FIVB 최종 결정에 따라 향후 일정이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