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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이오’ 인수 꿈 멈췄다”…미 법원 제동 속 혼돈의 AI 경쟁→새로운 불씨
국제

“오픈AI ‘이오’ 인수 꿈 멈췄다”…미 법원 제동 속 혼돈의 AI 경쟁→새로운 불씨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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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여름 아침, 인공지능 업계에서 조용하게 피어오르던 긴장감이 마침내 한계점에 다다랐다. 오픈AI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이오’ 인수는 뜻밖의 상표권 침해 소송과 함께 법원의 명령에 직면하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애플의 전설적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이오’의 이름이, AI 웨어러블 스타트업 ‘이요’와 닮아 있었다는 사실이 한 치의 오차도 허락지 않는 미국 법정 앞에서 결국 걸림돌이 된 것이다.

 

오픈AI는 지난 5월, ‘이오’ 인수를 전격 발표하며 인공지능 하드웨어 시대의 개화기를 알렸지만, 바로 이어진 ‘이요’의 소송은 그 꿈에 첫 금을 내었다. ‘이요’의 창업자 제이슨 루골로는 상표권 침해 및 부당 경쟁행위로 소송을 제기하며, AI 업계의 앞날을 더욱 예측 불가하게 만들었다. 미 법원은 즉각 오픈AI에 ‘이오’라는 명칭의 사용 중지를 명령했고, 결과적으로 오픈AI는 모든 관련 홍보물을 웹사이트에서 신속히 내렸다.

오픈AI, 상표권 침해 소송에 ‘이오’ 인수 연기…법원 사용중단 명령
오픈AI, 상표권 침해 소송에 ‘이오’ 인수 연기…법원 사용중단 명령

쿠퍼티노의 전설, 조니 아이브가 품은 비전은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으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실망과 유감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유치하고, 실망스럽고, 잘못됐다”고 단호히 밝혔지만, 동시에 “이요 팀이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를 응원한다”고 말해 업계 특유의 긴장과 연대의식을 동시에 드러냈다. 올트먼 CEO는 제이슨 루골로가 투자와 인수 제안을 했던 이메일도 직접 공개했다. 반면, 루골로는 “두 글자로 된 이름이 675개”라며 공정경쟁을 촉구했다.

 

오픈AI는 이미 세계적 언론사 뉴욕타임스와의 저작권 분쟁, 일론 머스크와의 법적 갈등 등 물밑 소송전에 휘말려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명칭 다툼을 넘어, 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하려는 거대 자본과 신생 기업의 첨예한 긴장, 그리고 미국 내 지식재산권 제도의 복잡한 민낯을 드러냈다.

 

이오의 정체는 아직 안개에 가려 있으나, 샘 올트먼은 “스마트폰은 아니다”는 말로 호기심만 더했다. AI의 시대 서막, 그 한복판에서 이름을 둘러싼 소송전은 오픈AI의 사업 확장과 혁신 전략에 계속해서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울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업계는 이번 사태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 경쟁의 새 국면, 그리고 지식재산권 확보의 중요성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됐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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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샘올트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