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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케빈, 미완의 정적 속 도회적 무드→찰나의 패션 미학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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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7월의 끝, 그룹 더보이즈 케빈은 차가운 대형 실내 공간에서 미묘한 정적과 도시적 감정을 스며들게 했다. 드리운 빛에 머문 케빈의 모습은 흐릿한 초점 너머로 어렴풋하게 닿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명확하게 살아오르는 분위기가 오래도록 남았다.
그는 구겨짐 없는 수트 재킷과 셔츠, 어두운 팬츠를 여유롭게 걸치며 자신만의 여름을 정의했다. 과시적인 꾸밈보다 선과 질감, 소재의 결에 집중한 스타일은 단출한 공간을 오히려 한 겹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회색빛 바닥, 산업형 구조물, 쓸쓸한 벽면마저 케빈이 표현하는 절제된 도회적 미학의 일부가 됐다.

“fashion”이라는 짧은 글귀에는 단어 자체의 무게와, 스타일에 대한 깊고 단단한 철학이 스며 있다. 과장 없는 태도와 고요한 연출, 무심하면서도 세련된 무드는 팬들의 다양한 해석을 자아냈다. 익숙한 무대 위 화려함 대신, 지극히 사적인 공간의 고요함을 선택한 시도에 팬들은 “평범한 공간도 화보처럼 변한다”, “이런 무드, 또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전했다.
탁 트인 공간의 정적, 모순처럼 느껴지는 사람의 온기, 모든 것이 느린 숨결처럼 스며들며 새로운 계절 감각을 자아냈다. 이전과는 다른, 케빈의 클래식하고 담백한 변신이 여름의 공기 위를 은은하게 메웠다. 케빈의 이번 패션 변주와 도회적 아우라는 7월 내내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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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더보이즈#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