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그림 공천청탁 파장”…김상민 전 검사 첫 특검 조사, 김건희 뇌물 공모 의혹도 확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전달하고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검사가 2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첫 조사에 임했다. 대통령 배우자와 전직 검사, 여권 인사들이 얽힌 이른바 ‘그림 공천청탁’ 사건이 본격 특검 조사 국면에 들어서면서 정치권 충돌도 거세지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팀 사무실에 호송차로 도착한 김 전 검사는 지난 1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5일 만에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특히 “김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에게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그림을 전달한 과정과, 이 과정에 공천 청탁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에 집중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그림이 김진우씨를 거쳐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됐으며, 대가성 여부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등 공직자와의 공모 관계까지 면밀히 따지고 있다. 뇌물죄 성립 요건상 공직자와의 연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특검은 “그림을 대가로 청탁을 수용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가 확보됐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김 전 검사의 변호인 현동엽 변호사는 “김 전 검사는 김진우씨로부터 돈을 받고 그림을 대신 사다 준 것일 뿐 청탁 대가로 선물한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특검팀은 그러나, 향후 김 전 검사의 혐의가 청탁금지법 위반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구치소에서 특검 조사를 받는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표와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대통령 당선 후 통일교 현안의 정책 반영을 약속 받고 1억원을 수수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권 의원에게 넘어간 자금 일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또한 추가 자금 수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 방향과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과 여권 전반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 결과와 국회의 대응이 정국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관련 증거 확보와 추가 소환 조사를 이어가며,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연루 의혹에 관해 수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