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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코스 동행”…김해림, 삼천리 골프단의 새 리더→36홀 강행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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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코스 동행”…김해림, 삼천리 골프단의 새 리더→36홀 강행군의 의미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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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오르는 새벽 공기와 함께 김해림이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 코스를 가로지른다. 선수도, 갤러리도 움직이기 전부터 홀을 누비는 그의 발걸음엔 달라진 책임감이 묻어난다. 12시간 넘게 이어지는 코치의 강행군, 36홀에 걸친 동행과 관찰은 체력마저 시험했던 자신의 선수 시절보다 더 바쁜 매일로 이어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통산 7승,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둔 김해림은 올해부터 삼천리 골프단의 코치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김해림은 새벽 7시 전후로 코스에 출근해 소속 선수 11명의 경기를 직접 지켜본다. 티오프 시간에 맞춰 15㎞ 가까운 거리를 하루에 걷는 날도 흔하다. 실전에서 체감하는 이 거리와 시간은 김해림의 지도 철학이 묻어나는 과정이다.

“하루 12시간 강행군”…김해림, 삼천리 코치 도전 속 15㎞ 코스 누비기 / 연합뉴스
“하루 12시간 강행군”…김해림, 삼천리 코치 도전 속 15㎞ 코스 누비기 / 연합뉴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김해림은 남서울 골프연습장에서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훈련에 함께한다. 선수 개개인의 샷 점검과 웨이트 트레이닝 지도까지 코치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7주에 이르는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 곁에 머물며, 더욱 디테일한 코칭을 이어가고 있다.

 

김해림의 지도 방식은 단순한 조언을 넘어선다. 직접 선수들의 스윙과 경기 운영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기량 발전을 위한 보완점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그는 “회사에서 요구해서가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소회를 털어놨다. 코치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경험을 온전히 녹여내겠다는 각오가 더해졌다.

 

김해림은 올해 삼천리 소속 선수인 최가빈, 이재윤, 정지현, 양윤서의 캐디로도 네 번이나 직접 나섰다. 이 중 두 번이나 11등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이끌어 내며, “캐디 역할도 성공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으로도 요청이 오면 언제든 선수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자신만의 코치 철학에 대해 김해림은 “누구나 배우고 싶어 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삼천리 골프단 소속 선수에 국한하지 않고 더 넓은 무대에서의 역할을 꿈꾼다. 얼라인먼트와 셋업, 선수별 미세한 변화까지 세밀하게 체크하는 태도 역시 그의 지도 방식에 녹아 있다.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시즌의 절반을 채운 지금, 김해림은 선수들의 경기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 중이다. 시즌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공부가 될 이 기록은, 스스로의 성장과 선수들의 변화를 모두 담아낼 전망이다.

 

긴 코스 끝, 묵직한 책임과 성찰을 품은 김해림의 하루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코칭의 새로운 의미를 되새기며, 선수와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길. 그 진지한 노력의 과정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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