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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상승…3,100선 3년 9개월 만에 돌파” 코스피, 중동 휴전 훈풍에 대형주 랠리
경제

“2.96% 상승…3,100선 3년 9개월 만에 돌파” 코스피, 중동 휴전 훈풍에 대형주 랠리

문경원 기자
입력

2025년 6월 24일, 한국 증시는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완화라는 희망의 기류 속에 다시 한 번 가파른 반등 곡선을 그렸다. 코스피는 이날 2.96% 오른 3,103.64로 마감하며 3년 9개월 만에 3,100선을 넘었다. 중동 지역의 휴전 소식이 시장을 감싼 불안감을 녹였고, 그 여운은 투자자들의 심리에 한 줄기 온기를 남겼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46.67포인트(1.55%) 상승으로 힘차게 출발했고, 장중 내내 오름폭을 키우며 결국 약 82포인트의 두드러진 상승폭으로 거래를 마쳤다. 불과 이틀 전 3,000선을 돌파한 뒤, 거침없는 상승 동력이 대형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중동 휴전 영향에 2.96% 급등…3,100선 3년 9개월 만에 돌파
코스피 중동 휴전 영향에 2.96% 급등…3,100선 3년 9개월 만에 돌파

투자의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4,335억 원, 기관은 2,587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6,396억 원을 매도하며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1,612억 원 매도 우위가 확인됐다. 이와 같은 매매 대조는 글로벌 자금의 흐름 변동과도 무관치 않다.

 

증시의 상승 무대를 이끈 것은 역시 반도체 대장주였다. 삼성전자(005930)는 4.31% 급등해 6만500원으로, 3개월 만에 '6만전자'에 다시 올랐다. SK하이닉스(000660)는 7.32% 치솟아 27만8,500원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200조 원을 돌파, 반도체 성장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이차전지 대표기업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2.21%, 삼성SDI(006400)가 4.43%, 포스코퓨처엠(003670)이 2.70% 오르며 친환경·신산업군의 랠리에 힘을 얹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KB금융(105560), 현대차(005380), 한국전력(015760) 등 대부분이 초록불을 밝혔다. 금융주에서는 NH투자증권(005940)이 6.08%나 뛰었고, 미래에셋증권우, 대신증권우 등도 신고가 기록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16.43%), 증권(4.97%), 전기·전자(4.68%)가 두각을 드러냈다. 반면 정유주 한국ANKOR유전, 한국석유와 해운업종 STX그린로지스, 흥아해운, HMM 등은 큰 폭의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대다수 업종이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금속 업종만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활기가 감돌았다. 2.06% 오른 800.93으로 11개월 만에 8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41억 원, 641억 원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만이 2,081억 원 매도했다. 코스닥 상위 이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가 각각 6.05%, 14.12% 오르며 시장 활기에 힘을 보탰고, 바이오와 로봇 관련주도 동반강세를 겪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8조4,047억 원, 코스닥은 8조2,866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모두 역대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자본시장 지형에 또 다른 흐름을 형성했다.

 

환율 역시 눈길을 끌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당 1,360.2원으로 전날 대비 24.1원이나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위험 선호 환경 속 원화 강세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 해소 기대감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 임팩트가 투자심리 회복 및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고 해석했다. 향후 외국인·기관의 매수세 지속, 미국 시장과 금리 동향, 그리고 남은 지정학 리스크의 변화에 시장의 시선이 오래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의 증시가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 차례 불확실성이 걷히자 숨겨진 성장 기대와 유동성, 그리고 세계 자본의 발길이 동시에 움직였다. 투자자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리스크 관리와 기회 탐색, 외부 변수의 세밀한 관찰이 모두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주 예정된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추가 금리 변동이 다시 한 번 투자 심리에 결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파도 속에서, 각자의 대응과 준비가 요구되는 한 주가 시작됐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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