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만으론 부족”…김정은, 재래식 무기 병진 전략 제시 배경 두고 남북 긴장 고조

북한의 핵과 재래식 무기 병진 정책을 두고 정부와 북한 사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연말이나 내년 초로 점쳐지는 노동당 9차 대회에서 국방 병진 노선을 공식화할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재래식 무기 필요성을 주목한 점에 특히 주목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9월 15일 정부서울청사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과 상용무력 병진 정책을 최초로 공개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을 지켜본 결과, 실제 전장에서 핵 사용은 쉽지 않고 재래식 전력의 필요성이 부각됐다는 점이 배경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11일과 12일 국방과학원 장갑방어무기연구소, 전자무기연구소 현장 시찰 과정에서 “당 제9차 대회에서 국방건설 분야 핵무력과 상용무력 병진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세를 계기로 북한이 현대 재래식 무기에 적극 힘을 쏟으며 전쟁 수행 능력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연이어 핵 사용 위협을 강조했지만 실제 핵무기 투입에는 여전히 높은 부담과 문턱이 있음을 북한이 재확인한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병진 정책을 내세운 배경에는 “핵무기만으로는 실전적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전략적 인식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구병삼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의 현장 시찰이 대외 선전용 조선중앙통신에만 보도되고,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누락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보도 방식은 이번 병진 정책 메시지가 국제사회를 겨냥한 대외용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의 병진 정책 노선이 한반도 안보 지형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북한의 전력 증강 움직임에 주목하며 향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부는 북한의 전략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의 영향을 점검할 계획임을 밝혔다. 정치권 역시 북한의 차기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병진 정책 공식화 여부와 대외 메시지 수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