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스텐트 시술 줄이고 예후 최적화”…서울대병원, 7년 추적 연구 발표
IT/바이오

“스텐트 시술 줄이고 예후 최적화”…서울대병원, 7년 추적 연구 발표

허준호 기자
입력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과 약물치료가 중등도 협착증 환자에서 장기 사망률과 심근경색 발생에 큰 차이가 없다는 국내외 공동 연구가 발표됐다. 업계는 이번 임상 데이터를 ‘불필요한 시술 최소화와 맞춤 치료 전략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구본권·양석훈·황도연·강지훈 교수팀과 중국 저장대 국제 연구진은 18개 병원에서 중등도 관상동맥협착 환자 1682명을 최대 7년간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대상은 관상동맥이 40~70% 좁아진 환자들로,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관리에서 표준 치료법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두 핵심 진단법, 분획혈류예비력(FFR: 혈류 감소 측정 검사)과 혈관내초음파(IVUS: 초음파 혈관 구조 분석)로 환자군을 무작위 배정해 7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두 검사 모두 사망·심근경색·주요 심장 사건 발생 예방 효과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검사 방식에 상관없이 장기 안전성과 효과성이 동등하게 입증된 것이다.

 

차별화는 치료 경로에서 나타났다. 분획혈류예비력 검사를 활용한 그룹은 첫 치료 후 스텐트 삽입 등 재관류 시술 비율이 더 높았다. 특히, 최초에 시술 없이 약물치료만 받았던 환자들은 치료 후 2년이 지나면서 시술 필요성이 크게 늘었고, 그 위험이 혈관내초음파 대비 약 1.9배(6.6% 대 3.9%)로 관찰됐다. 반면, 전체 기간을 통틀어 혈관내초음파군의 60.5%, 분획혈류예비력군의 38.8%만 시술을 받는 등, 분획혈류예비력은 불필요한 시술을 줄이는 반면, 혈관내초음파는 장기적으로 재시술을 예방하는 경향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중등도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진단 및 치료법 선택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예를 들어 타 수술 계획, 시술 위험이 높은 환자는 분획혈류예비력이, 혈관 재발 위험이 우려되는 환자는 혈관내초음파가 맞춤형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검사법 간 장단점이 뚜렷해져, 향후 임상 진료 표준화와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유럽 등도 점차 무작위 대조 임상 기반의 치료 적합성 근거를 확대하는 추세다. 실제 임상 의사결정에서 의료 AI나 디지털 영상 기반 정밀 분석 도구의 결합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대병원 구본권 교수는 “이번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는 불필요한 시술 저감과 환자 예후 최적화 모두를 겨냥했다”며 “표준 진료 지침 개선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산업계는 실제 중등도 관상동맥협착증 환자의 치료 환경에서 이러한 근거 중심 진료모델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의 조화, 제도 개선이 미래 의료 경쟁력의 관건이 되고 있다.

허준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서울대병원#분획혈류예비력#혈관내초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