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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용 맞춤 식품, 편의점 입점 난관”…젊은층 만성질환 관리 해법 모색
IT/바이오

“환자용 맞춤 식품, 편의점 입점 난관”…젊은층 만성질환 관리 해법 모색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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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형 식사관리식품(환자용 식품)이 젊은층 만성질환 관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20~40대 사이에서도 빠르게 늘면서, 정부의 영양 기준에 따라 개발된 맞춤형 도시락·밀키트 등 환자용 식품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주로 가정 배달에 한정돼 판로가 제한적이고, 특히 젊은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와 의료계는 “접점 확대가 시급하다”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규정한 영양 기준을 통과한 환자용 식품은 각 질환별 맞춤형 설계가 강점이다. 당뇨병 환자용 식단은 혈당 관리를 위해 당분과 포화지방을 낮췄고, 고혈압 환자용은 나트륨과 포화지방 제한, 칼륨과 식이섬유는 보충해 심혈관 및 혈압 관리에 특화돼있다. 신장질환자는 단백질과 전해질을 조절한 식단을 통해 신장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제품은 주로 냉동 도시락, 밀키트 형태로 생산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그린푸드, 풀무원, 대상웰라이프, 잇마플, 메디쏠라 등의 업체가 환자용 식품을 제공 중이다. 이들은 대체로 가정 배송에 집중하고 있으나, 새벽배송·주문생산 플랫폼 등으로 판매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년 국내 환자용 식품 판매액은 56억 9천만원으로 성장 초기 단계에 머문다. 소비자 만족도는 높지만 제품 인지도 부족, 오프라인 유통망 제한이 시장 확장을 막고 있다.

 

특히 편의점 입점은 소비자 접근성 측면에서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기존 편의점 도시락 대비 환자용 식품의 평균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높고, 편의점 측이 요구하는 높은 이익률(50% 이상)을 맞추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추진 동력이 약하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환자용 도시락은 만원대임에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 양립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지역 단위 소형 편의점이나 병원 등 특화 채널에 한정된 기획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의료계는 젊은층 만성질환의 확산 상황을 우려한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 교수는 “젊은 환자의 편의점 이용률이 높아 환자용 식품이 오프라인에서도 늘면 관리 효율이 오른다”며 “당뇨환자용 식단은 일반인에게도 건강에 유익하다”고 분석했다. 식약처도 환자용 식품 기준을 당뇨병, 신장질환에 이어 암, 고혈압, 폐질환, 간질환 등으로 확대해 2026년까지 관련 기준을 추가 제정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영양관리식품이 유통·보조금 정책 등 국가 시스템과 연계돼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제품과 정책의 확장성 모두 초기 단계라 제도·판로 혁신이 관건으로 부상한다. 전문가들은 “젊은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위해 맞춤 식품 접근성을 높이는 유통·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이번 맞춤형 식품 산업이 실제 대중적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정책, 경제성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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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용식품#현대그린푸드#식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