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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문 연 원산 갈마 관광지구”…북한, 단계적 관광산업 개방에 국제사회 주목
국제

“11년 만에 문 연 원산 갈마 관광지구”…북한, 단계적 관광산업 개방에 국제사회 주목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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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월 1일, 북한(DPRK) 강원도 원산 명사십리 해변 일대의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가 11년 만에 공식 개장했다. 북한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이 해안 리조트 단지의 개장은 북한 관광산업이 본격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완공이 더딘 호텔과 국제 제재 등 실질적 제약도 여전해 여러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원산 갈마 관광지구는 북한 당국이 2016년 대규모 해안 레저단지로 개발을 처음 예고한 뒤, 2019년 김일성 생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건축 자재 수급 난항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차례 개장 시점이 미뤄졌다. 7월 1일 공식 개장에 이어 2일에는 주민들이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레저시설을 이용하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공개됐다. 단지에는 숙박시설과 워터파크, 사륜오토바이 등 다양한 레저 시설이 조성됐다. 그러나 17개 대형 호텔 중 실제 완공된 곳은 6곳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는 ‘부분 개장’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야경(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1일 개장한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십리백사장에 해안관광을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근로자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연일 흥성이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2025.7.3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야경(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1일 개장한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십리백사장에 해안관광을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근로자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연일 흥성이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2025.7.3

외신(NK뉴스)은 랜드마크 호텔로 조성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유사 건물조차 아직 명칭이 정립되지 않았으며, 지도상에도 일부 호텔만이 이름이 기재돼 있다고 전했다. 대형 호텔 및 여관의 운영방향 역시 초기에는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북한은 6월 24일 준공식을 치르고, 7월부터는 우선적으로 자국민을 대상으로 관광지구를 개방했다. 7월 7일에는 러시아 관광객이 외국인으로는 처음 공식적으로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당국은 “세상에 없는 황홀한 관광 명소”라는 표현을 내세우며 각종 관영 매체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실제로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이 공개돼, 사회 분위기 회복과 일상 정상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개장을 북한 경제의 ‘단계별 성장 실험대’이자 대외 이미지 교정의 전략적 행보로 진단한다. 제한적 외국인 유치와 자국민 중심 운영은 외화 유입과 관광 산업 개방의 안전한 시범사업이라는 해석이다. 과거 남북 공동관광이었던 금강산, 개성 관광과 달리, 독자적으로 브랜드를 개발해나가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그러나 미완공 시설 다수와 국제 제재, 인프라 부진은 여전히 관광산업 확장에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 철도 연결 등 한반도 정세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 한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장기 과제로 남게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북한이 향후 관광산업을 국제개방의 신호탄으로 삼을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관광지구의 성공 여부는 북한의 내부 동원력과 대외정세, 제재 완화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며, 북러 등 우호국 중심의 관광객 시범유입이 점진적 개방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러시아 관광객의 첫 방문이 북한의 관광시장 변화에 어떤 전환점을 만들지, 그리고 국제사회가 관광산업 확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이 ‘관광 르네상스’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는 이번 개장이 북한 경제 및 외교 전략에 실질적 변화를 일으킬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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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원산갈마관광지구#러시아관광객